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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행(4) 우리 아이는 자주 넘어져요

올바른 체형이란? (8)

by PT 조

따르릉... 따르릉... 전화가 왔다. “안녕하세요. 우리 아이 걸음걸이가 조금 이상해서 그런데 혹시 이런 것도 교정이 가능할까요? 발목이 자꾸 안으로 돌아가서 걸을 때 자주 넘어져요.” 나는 안짱다리 보행인가 하고 어림짐작하였다. 직접 확인하기 위해 방문을 요청하였고 본인이 아닌 자녀의 문제여서 그런지 한걸음에 달려오셨다.

“안녕하세요. 저희 아이가 여섯 살인데 너무 자주 넘어져서 왜 그런가 하고 걸음을 보니 발이 안쪽으로 돌아 들어가는 것 같아요. 병원을 가려고 해도 어디를 가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이대로 지켜보기에는 자주 넘어져서 다치는 경우도 많고 걱정이 되어서 찾아와봤어요. 운동으로 교정이 가능할까요? 저희 아이는 여섯 살인데 너무 어려서 운동이 될지도 걱정이고요. 비용은 얼마인지도 궁금해요.”

모든 부모의 마음은 비슷할 것이다. 자기 몸에 아무리 큰 상처가 있어도 그 아픔은 견딜 수 있지만, 자식이 아프면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고통이 된다. 보호자의 표정과 떨리는 목소리에서도 그 감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우선 아이는 안짱다리 보행을 하고 있었다. 안짱다리는 4세 이후 정상으로 돌아오지만 개인마다 발달속도에 차이가 있어 돌아오지 않고 지속되는 경우도 있으며, 정상으로 돌아오는 시기 또한 차이가 있다.

안짱다리는 유전적인 요인을 제외하면, 발끝이 몸 안쪽으로 모이는 것, 허벅지 뼈가 안쪽으로 돌아가는 것, 또는 종아리뼈가 안쪽으로 돌아가는 것에 의해 발생한다. 허벅지 뼈가 안쪽으로 돌아간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러한 경우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정상으로 돌아오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발 앞쪽 부분이 몸쪽으로 휘거나 무릎 관절이 안쪽으로 휘어든 경우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안짱다리의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교정기와 깔창을 사용한다. 올바른 정렬을 만들어 정상정렬에 대한 학습을 돕기 위함이다. 치료를 받아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자연스러운 성장을 기다려야 하는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해선 병원에서의 진단이 중요하다.

안짱다리의 정도가 심각한지 아닌지는 전문가인 의료인들만이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문제이다. 의료전문가가 아닌 부모는 이러한 상태를 판단하기 어렵다. 증상이 심각한 경우에는 병원을 찾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지만, 증상이 미비한 경우에는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 모호할 때가 많다. 또는 병원에서 정상으로 돌아올 것이니 부모에게 기다리라고 권하더라도 자녀의 건강을 위해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고 싶어 한다.

만약 당신의 자녀가 안짱다리 보행이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병원을 찾기에는 소아 재활의학과 진료를 보는 곳이 많지 않을뿐더러 아이가 어릴수록 교정 운동을 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또한 교정기는 불편하기에 장시간 착용이 어렵다. 교정기는 착용하더라도 보조도구일 뿐이며, 치료가 되는 것이 아니다. 인위적으로 고정하는 방법은 그에 따른 신체 변화를 동반하게 되어있다. 소아 재활치료는 아이와 친해지는 시간이 필요하며 아이에게 거부감이 들지 않도록 놀이를 통해 진행된다. 강한 운동을 할 수 없으므로 꾸준히 해주는 것이 좋다. 치료 기간이 길기에 비용 또한 커지므로 부담되는 것 또한 당연한 일이다. 나는 아이의 보호자에게 권유했다.

“많이 걱정된다면 당연히 큰 병원에 진료 예약을 잡아 정확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안짱다리의 경우 대부분 운동을 통하여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아이와 함께 한 시간 동안 운동한다 해도 성인이 아니기에 백 퍼센트의 효율을 얻지 못합니다. 아이와 함께하는 시간이 가장 긴 사람은 부모입니다. 그리고 방법만 안다면 아이와 놀면서 재활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 또한 부모입니다. 아주 쉽게 교정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드릴 테니 집에서 3개월만 해보시겠어요? 그러면 비용 또한 걱정 안 하셔도 되겠죠?”

나는 5분 정도 아이의 발바닥에 다양한 감각을 주입하고 체중이동에 대해 알려준 뒤 보행을 시켜 보았다. 그리고 완벽하지 않았지만 즉시 개선된 모습을 보였다. 나는 전문가가 아니어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방법을 부모에게 알려주었다. 근심과 걱정이 가득했던 보호자의 얼굴에는 조그마한 미소가 지어졌으며 목소리 또한 밝아졌다.


이 글을 통해서 그 방법을 제시할 것이다. 그러나 부모가 아이에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방법일 뿐 다리의 휨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병원에 방문하여 검사를 받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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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뒤꿈치와 새끼발가락 부위에 감각을 주입하라. 단순하다. 손으로 눌러주고 긁어주면서 발가락 사이사이를 움직여주어라. 한 가지 종류의 감각으로만 자극한다면 신체는 금방 적응해 버린다. 반드시 다양한 감각을 주어야 한다. 발바닥의 외측을 자극하면 체중이 옆으로 이동할 시 그 이상 가면 넘어진다는 신호를 뇌로 전달해 줄 것이다. 자극한 뒤 곧바로 보행을 시켜 보자. 2분 자극 후 2분 보행이다. 이것을 반복한다면 걸음걸이가 달라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 수건을 바닥에 두고 발가락으로 수건을 잡았다가 놓는 연습을 시키자. 발가락만 사용하여야 한다. 발목까지 사용하게 된다면 안짱다리 형태로 동작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부모가 옆에서 지켜보며 관찰해야 한다.

세 번째, 양발의 뒤꿈치로 물건을 잡고 들어 올리는 놀이를 진행하라. 코어근육의 안정성이 올라갈 것이다.

발 외측의 감각자극 방법을 매우 추천한다. 단순하지만 나는 이 방법을 이용하여 안짱다리 교정용 양말을 직접 개발하고 특허 등록까지 했다. 이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많은 사람들에게 임상 테스트를 해보았고 그 결과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을 알았다. 무척 단순하고 쉽기 때문에 고개가 갸우뚱 지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안짱다리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라면 정말 놀라운 변화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체형교정 관련 보조도구들은 대부분 인위적인 고정장치이다. 인위적인 고정장치는 착용하자마자 즉각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 하지만 고정장치는 장시간 사용하면 오히려 내가 써야 하는 근육의 사용 방법을 잊어버려 고정장치를 제거한 이후에는 체형의 불균형이 가속화되는 경우가 많다. 복대의 경우를 예로 들어 보겠다. 허리 통증 때문에 복대를 사용하면 초기에는 허리에 안정감을 주고 디스크 손상으로부터 허리를 보호할 수 있다. 하지만 장시간 사용하면 코어근육이 약화되어 오히려 디스크 손상에 취약해진다. 하지만 감각신경 자극은 내가 가지고 있는 감각을 끌어내어 자발적인 근육 사용을 촉진한다. 고정장치처럼 효과가 즉각적이지는 않지만, 인위적인 장치 없이 운동신경을 활성화할 수 있다. 완벽한 치료방법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부작용이 없기에 안짱다리뿐만 아니라 모든 성장기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걱정으로 가득한 부모의 마음을 안정시켜줄 수 있을 것이다. 자녀를 가진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보고 평온한 미소를 되찾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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