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엉덩이가 문제라고요?
우리 센터에 다니는 여성회원 A는 다이어트를 위해 매일 출근 전 30분씩 달리기를 하였다. A는 다이어트를 위해 달리기를 시작했지만 체력도 좋아지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돼 크게 만족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A는 조금씩 무릎에 가벼운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괜찮아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통증이 심해졌다. 특히 무릎 안쪽 통증이 심했고 때론 무릎이 붓기도 하였다. 병원에 가니 무릎 퇴행성관절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처음 진단을 들었을 때는 믿지 못하였다. 20대에 무슨 퇴행성관절염이란 말인가? 다행히 수술이 아닌 보존적인 물리치료나 운동으로 관리하자는 소리를 들었다. 병원에서 물리치료를 받고 통증은 조금씩 줄어들었으나 달리기를 하면 무릎에 다시 통증이 나타났다. 통증이 없는 범위에서 운동하라고 했는데, 통증을 느끼고 난 후 어떻게 해야 할지 A는 고민이 쌓여갔다. 무릎 통증으로 센터에 찾아온 A에게 나 또한 무릎관절 주변 근력운동을 권유해 주었다.
무릎 통증 초기 단계의 운동은 다음과 같다.
이 운동은 무릎에 통증을 느끼거나 혹은 무릎 수술 이후의 초기 단계 재활에도 큰 도움이 된다. 바로 누운 자세에서 무릎 아래에 폼롤러를 둔다. 폼롤러가 없다면 다른 것으로도 대체할 수 있다. 이불을 둥글게 말아서 무릎 아래에 두어도 상관없다. 위 사진과 같은 자세를 만들어보자.
처음에는 무릎 아래에 있는 폼롤러를 지그시 눌러보자. 자연스럽게 무릎이 펴진다. 엉덩이를 들지 않아도 된다. 무릎만 움직일 수 있다면 충분하다. 무릎만 편 상태에서 발목을 들었다 내렸다하며 움직여라. 무릎을 편 상태에서 발목만 움직이자. 발목이 움직일 때 무릎에 통증이 느껴져선 안 된다. 이 동작이 가능하다면 폼롤러를 무릎 뒤편으로 누르며 엉덩이도 같이 들어보자. 그리고 발목을 다시 움직인다. 하체 전체의 근육 활성을 유지하고 발목의 움직임을 통해 무릎과 골반의 안정화를 도모한다.
무릎관절 주변 강화 운동을 한 뒤 A의 통증은 점차 나아지는 듯했다. 하지만 달릴 때면 이따금 찌르는 듯한 통증이 나타났다. 무릎 주변 운동을 진행해도 가끔 나타나는 통증은 없어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매일 아침 달리기로 행복을 찾던 그녀는 통증에 시달려 이제 달리기는 포기해야 하나... 걱정이 앞섰다.
계속해서 무릎 주변 근력 강화만 실행해야 할지 다른 원인이 무엇인지 나 또한 깊은 생각에 잠겼다. 그러던 중 아차 싶은 생각이 들었다. 신체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고 항상 강조하면서도 나조차 그 사실을 잠시 잊어버리고 무릎에만 집중했던 것이다. 다시 A의 걸음걸이부터 관찰하니 골반에 흔들림이 있었고, 그로 인해 무릎관절에 충격이 가해졌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한 발 서기 테스트를 해보니 한쪽 다리를 들지 못하는 것을 발견했다.
“한 발 서기 연습을 통해서 몸에 균형감각을 끌어올려 봅시다. 한 발로 서서 균형을 잡을 때 무릎이 과하게 펴져 있으면 안 됩니다. 무릎관절이 아닌 하체 전반적인 근육을 사용해야 합니다.”
한 발 서기가 잘된다면 양손을 가슴에 교차시킨 뒤 반복한다. 이것 또한 잘된다면 바닥에 밸런스보드를 두고 위에서 한 발 서기 연습을 진행한다. 밸런스보드가 없다면 베개를 놓고 해도 된다.
한 발로 서서 균형을 잡는 연습을 통해 중둔근 활성화를 비롯해 전체적인 하체 근육의 조화를 도모한다. 매일 한발로 균형 잡는 훈련을 진행하였고 A는 무릎 내측 통증이 조금씩 줄어들었다. 중둔근이 활성화되어 한발로도 균형을 잘 잡게 되면 무릎으로 내려오는 체중부하를 감소시켜 준다.
한 발로 서서 균형을 잡는 것은 체형관리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보행에서 가장 중요하고 동시에 위험한 순간은 한 발로 버티고 서 있는 때이다. 왜냐하면 균형감각을 가장 많이 요구하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이 구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발목관절의 안정성과 중둔근이다. 중둔근은 대둔근보다 골반의 옆면에 부착되어 있다. 골반을 지지하는 근육이므로 이 근육이 약해지면 일상생활에서의 보행에 직접적인 문제가 생긴다. 근육이 골반을 잡아 주지 못하면 걸을 때 한쪽 발이 바닥에서 떨어지는 순간 골반이 한 방향으로 크게 흔들리게 된다. 길을 지나가다 보면 엉덩이를 좌우로 흔들면서 걷는 사람들을 종종 볼 수 있다. 물론 지금 당장은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면서 목, 어깨, 척추, 골반의 균형이 무너진다. 그에 따라 무릎이 안쪽으로 말리고 발의 아치 또한 무너지게 된다.
인체의 모든 근육이 중요하지만, 코어근육 다음으로 중요한 근육이 무엇이냐고 물어본다면 중둔근이라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체형 관리에서 중둔근은 중요하다. 한 발 서기 동작을 통해 중둔근의 근력 평가를 한다. 만약 한 발로 서있을 때 골반이 한쪽으로 치우친다면 중둔근이 약해졌다고 할 수 있다. 여기까지의 내용은 체형 문제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흔하게 봐왔던 내용일 것이다. ‘한 발로 서 보세요’라고 했을 때 대부분 가능할 것이다. 지금 바로 해본다면 매우 쉽다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이는 착각이다. 대부분 상체와 골반을 움직여서 균형을 잡는 경우가 많다.
우리가 보통 걸을 때 골반이 자꾸 오른쪽으로 움직인다면 같은 쪽인 오른쪽 중둔근이 약하다고 생각하기 쉽다. 오른쪽 중둔근이 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스스로 자세를 교정하기 위해 골반을 왼쪽으로 보내버린다. 오른쪽 중둔근이 약하더라도 양쪽 골반을 다 움직일 수 있다. 따라서 양쪽으로 다 움직일 수 있기에 걸음걸이만 보고 어떤 부분이 약한지 알 수 없다. 한 발 서기 검사를 하더라도 골반을 움직여 균형을 잡으려 노력하기 때문에 검사 시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 골반을 고정하고 검사를 해야 한다.
직접 실천해 보자. 한 발 서기 동작이 잘되는가? 그럼, 눈을 감고 해보자. 시각만 차단되어도 균형을 잡는 것이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이것 또한 골반의 흔들림으로 동작을 수행할 수 있다. 그렇다면 친구의 도움을 받아보자. 다리를 모은 상태로 선 상태에서 움직일 수 없도록 다른 사람이 뒤에서 골반 좌우를 잡아보자. 그리고 그 상태에서 다리를 한 발씩 들어 보자. 어느 한쪽에 중둔근에 약하다면 한쪽 발은 쉽게 들 수 있어도 다른 한쪽 다리는 꼼짝도 못 하고 어쩔 줄 몰라 할 것이다. 만약 왼쪽 다리는 잘 들지만 오른쪽 다리가 움직이지 않는다면 어느 쪽 중둔근이 약한 것인가? 바로 왼쪽 중둔근이 약한 것이다. 오른쪽 다리를 들어 올리려면 왼쪽 다리의 중둔근이 활성화되며 안정성을 제공해 주어야 오른쪽 다리를 들 수 있다.
일상생활을 하면서 내 다리 길이가 조금 다른 것 같은데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그럼 당장 한 발 서기를 해보자. 다리 길이 차이를 느끼는 대부분의 이유는 다리뼈 길이의 차이가 아닌 골반의 높낮이 불균형에 있다. 약한 쪽 중둔근 근육을 찾고 중둔근 운동을 해보자. 또한 골반이 좌우로 많이 흔들리는 사람 또는 무릎의 통증, 발목의 아치가 무너지는 사람 모두 중둔근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중둔근이 약해지면 무릎과 발목은 당연히 비정상적으로 사용할 수밖에 없고 통증을 느끼게 된다. 한 발 서기 동작으로도 중둔근 강화는 이루어진다. 하지만 중둔근에 자극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일 경우 한 발 서기 동작을 하더라도 타깃근육에 집중하지 못하고 다른 근육들을 사용할 것이다. 그럴 경우 조금 더 중둔근 근육에 집중할 수 있도록 서있는 자세가 아닌 매트운동으로 중둔근을 강화할 수 있다.
쉽게 따라 할 수 있는 중둔근 강화훈련은 필라테스에서 클램(clam)이라고 부르는 동작이다. 이 동작은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90도로 구부리고 위쪽에 얹힌 다리의 무릎을 들어 올린다. 클램 운동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중둔근은 언제 사용되는가? 중둔근은 한 발로 서있는 상태에서 반대편 다리가 앞으로 나갈 때 지지하는 다리 근육이다. 즉 중둔근은 무릎을 구부린 상태가 아니라 편 상태에서 사용된다. 그러므로 일상생활과 클램동작은 다리 각도에 차이가 있으며 체중이 지지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근육이 사용되는 열린사슬 운동이다.(5편 나에겐 어떤 운동이 좋을까? 참조.) 예쁜 엉덩이 라인을 가지고 싶다면 클램 운동을 통해서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보행 중에 중둔근은 체중을 지지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실질적인 보행과 통증을 개선하고 싶다면 운동방식을 다음과 같이 바꾸자.
다리를 곧게 펴고 옆으로 누워라. 아래쪽 다리에 폼롤러 또는 바닥보다 높은 물건을 둔다. 위에 있는 다리를 골반의 넓이로 벌린다. 이 상태로 엉덩이를 들어 보자. 이때 아래쪽 다리의 중둔근은 체중을 지지한다. 위에 있는 다리는 누르는 힘으로 엉덩이 올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다리를 벌린다. 아래에 있는 다리의 중둔근을 사용해야 한다.
또 다른 것으로는 거울을 보고 한 발로 서서 다른 한발을 옆으로 벌렸다가 모으기, 앞뒤로 흔드는 운동이 있다. 거울로 자기 모습을 관찰하면서 한쪽 다리가 움직이는 동안 버티고 서 있는 다리의 정렬을 일자로 곧게 유지해야 한다. 이때 골반이 옆으로 빠져선 안 된다. 한 발 서기 자체가 곧 운동이 된다. 인체에는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근육은 없다. 하지만 바른 체형을 유지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중둔근 운동은 절대로 놓쳐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