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안키 4편] 아이도 부모와의 관계를 계산한다?!

by 스윗제니

"나 백살되면 엄마아빠가 나한테 짜증낼 때 혼내줘야지"

뜬금없이 무슨 말이냐고요?

몇일 전 저에게 정말 엄청 호되게 혼나서 싹싹빌고 반성하고 눈물콧물바람 다 했던 제 아들녀석이 수십분 후 저에게 툭 뱉은 말입니다.


화안키하고 키운 지 1년 반이었는데 그날따라 제가 좀 감정조절이 안되더군요. 생리전후 증후군 때문에 사소한 일에도 짜증이 나고 호르몬 영향을 많이 받던 날이었습니다. 아이가 크게 잘못하지도 않았는데 순간적으로 엄청난 화가 치밀었고, 그동안 아이에게 내지 않았던 1년치 화를 폭발시켜버렸던 정말 무서운 날이었습니다.

제가 화를 내는 동안 제가 제 자신이 무서울 정도였습니다. 아이가 무서워했음은 더 말할 것도 없었고요.

"니가 그렇게 잘났으면 혼자 나가서 살아!"
"나가! 나가라고! 나한테 붙어 있지 말고 나가라니까!"

엄청난 독설이지요?
제가 어렸을 때 엄마에게 자주 듣던 레파토리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너 혼자 잘났으면 너 혼자 나가서 살아봐라'

저 역시 화가 났을 때 아이에게 창의적으로 혼낼 말이 떠오르지 않았던 지 십수년전 들어왔던 말들을 자동으로 내뱉게 되더군요.

아이가 5살이 되어서 때로는 얄밉게, 때로는 귀엽게 말도 안듣고 도망다니고 했던 것을 그저 귀엽게만 바라보고 허허거렸던 저였었지요. 아이는 저의 화안키 의도에 맞게 정말 잘 따라와주었습니다. 짜증도 덜 내고 왠만큼 말로 설명하면 잘 따르고, 조금만 엄하게 굴어도 바로 무서워하고 꼬리를 내리던 저희 아이였습니다. 자상하고 친절한 엄마였기에, 아이도 그런 저의 행동에 부응해서 착하고 순한 아이로 자라준 것이었습니다.

헌데 제가 화를 참지 못하고 폭발을 시키니까,
당장은 제가 무서워서 용서를 빌고 잘못했다고 울며불며했던 아이였지만
사실 마음 속에서는 '복수해야겠다'라는 칼을 갈고 있었나봅니다.

그러니 '자기가 백살이 되어서 엄마아빠보다 더 커지면 엄마아빠를 혼내줄 권력이 생긴다'고 생각했던 것이지요.

아이도 부모와의 관계에서 '계산적'임은 나 자신을 조금만 생각을 해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바로 저 자신도 그러니까요.
저 자신도 제 엄마와의 관계에서 계산적으로 행동하고, 엄마가 조금만 서운하게 굴어도 토라져버리니까요.

엄마가 제 걱정을 해주고 저에게 잘 대해주면 저도 효도할 마음이 펑펑 솟지만
엄마가 이유없이 서운하게 굴고, 저와의 약속을 잊거나 무시하면 뭔가 복수심 같은 것이 생겼던 것이 솔직한 저의 심정입니다. 단기적인 감정이었다 할지라도요.

우리 아이들은 당연히 사물을 장기적으로 바라보고 생각할 힘이 부족하기 때문에 단기적인 감정들의 총집합을 대상에 대한 자기 감정으로 인식합니다.
즉, 자기에게 잘 대해준 경험이 여러번 쌓인 사람에 대해서는 '좋은 사람'이라고 인식하고, 자기도 좋은 감정으로 되돌려주겠다고 생각하는 반면, 자기에게 부당하게 대해준 경험이 여러번 있는 사람에게는 부정적인 감정을 되돌려주고 '나쁜 사람'이라고 쉽게 생각한다는 것입니다.

엄마와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물론 아이들은 자기 엄마를 사랑하고 좋아하지만 엄마의 지시를 잘 따르는 아이와 그렇지 않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늘 엄마에게 혼나고, 화가 난 상태의 엄마만을 대하는 아이는 엄마에게서 받은 부정적인 감정들을 그대로 엄마에게 되돌려주는 경향이 있습니다. 바로 짜증과 신경질로요. 그리고 이렇게 심리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의 아이들은 본의 아니게 뭔가를 쏟거나 어지르는 실수도 많이 저지릅니다. 그래서 엄마에게 더더욱 많은 혼이 나곤 하지요.
하지만 엄마에게 늘 사랑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친절한 얼굴만 본 아이는 엄마에게 스킨쉽을 많이 하고 엄마의 지시를 잘 따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런 경향은 엄마의 태도가 변화하면 쉽게 따라 변하기도 합니다. 아이의 기질 문제아니라 양육 태도의 문제이거든요.

평소에 짜증이 많고 신경질을 자주 부려서 더더욱 엄하게 훈육을 받은 아이에게 화안키를 시작하고 애착육아를 적용한 경우 단 몇일만에 아이의 태도가 몰라보게 변화한다는 이야기를 종종 듣습니다. 엄마에게 받은 긍정적인 감정을 아이가 계산해서 그대로 갚아준다는 것입니다.

저는 비단 저와 제 아이의 사례에서만 화안키가 통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주위 엄마들과 카페에 가입하신 어머니들과 함께 화안키 프로젝트를 진행해보았습니다. 이제는 확신이 듭니다. 화안키를 통해 새로운 아이가 다시 태어난 것처럼 정말 순하고 온순한 아이들로 돌변하는 아이들을 많이 보아왔습니다. 심지어 열살이 넘은 아이도 한두달만에 전혀 다른 아이가 된 사례도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나중에 화안키 성공사례를 통해서 자세하게 이야기해드릴 기회가 있을 것 같습니다.

제 친구 중 한명은 산후조리 시절에 친정엄마가 잘 보살펴주지 않아서 서운한 감정이 생긴 나머지, 나중에 친정엄마의 노후에 자신은 모른체 할 것이라며, 복수의 칼을 가는 경우도 보았습니다. 심지어 이렇게 어른이 된 후에도 부모와의 관계에서 계산을 하고 자신이 받은 감정을 되돌려주는 데, 너무나도 작은 우리 아이들은 어떨까요?

아이에게 받고 싶은 대로 행동하라!

그것이 화안키의 목표입니다. 아이의 행복한 웃는 얼굴과 온순한 모습을 원한다면 나도 아이의 요구를 잘 들어주고, 아이의 목소리에 귀기울여주는 자상한 엄마가 되어야 합니다. 아이의 실수나 짜증, 신경질은 아이의 성장에 따른 자연적인 현상이라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면서 나의 '분노'의 감정과 연결시키지 않으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아이 하나 키우는 저도 어려웠는데, 아이를 둘 셋 키우시는 엄마들은 얼마나 힘드실까요?
화안내고 잘 넘겨보려고 해도, 이녀석 저녀석이 동시다발로 사고를 치면 순한 성격의 엄마라도 버럭하시는 것이 육아입니다. 하지만 공들인 아이는 절대 배신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내가 노력한 만큼 아이는 그것을 반영하는 거울이 되어 나를 비추어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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