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안키 6편] 내 아이가 어떻게 할 때 화가 나는가?

by 스윗제니

내 마음은 급해 죽겠는데, 이리저리 도망다니고 재미있다며 깔깔깔 웃으며 약올리는 너

바쁜 아침시간,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에 보내야 하는데, 차 시간은 다가오는데, 아침 한 숟갈 떠먹이기도, 옷 한벌 갈아입히기도 버거운 너


우리 어머님들은 내 아이가 어떻게 할 때 가장 많이 화가 나시나요? 아마 아이를 만 2년 이상 키워보신 분들이라면 내 아이가 어떻게 할 때마다 화가 나더라~하는 패턴을 가지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어느 정도 말도 통하는 것 같은데, 말귀도 다 알아듣는 것 같은 이 녀석이 도통 내 말을 귀로 듣는 것인지 코로 듣는 것인지 들은 체 만 체 하며 내 말을 무시하고, 내 복장을 터지게 할 때..

특히 바쁜 아침 시간, 유치원 버스가 오는 시간은 다가오는데 밥 한숟갈 떠먹이기도, 옷 한벌 갈아입히기가 너무 힘들고 버겁게 만드는 아이를 다루는 것은 일반적인 사람에게라면 안정적인 정서를 유지하기가 어려운 일일 것입니다.

스테이앳홈 카페를 통해 사연을 소개해주시는 분들께서도 바쁜 아침시간, 엄마 혼자서만 시간에 쫓겨 동동거리고 아이들은 천하태평에 엄마를 약올리며 시간을 잡아먹을 때 가장 화가 많이 난다고 의견을 모아주시더라고요.

그 외에도

밥을 안먹을 때
무슨 말이든 '싫어'로 대답할 때
내가 안보는 사이에 저지레 해놓았을 때
형제끼리 싸울때
거짓말 할 때
부모를 때릴 때
일부러 못된말 할 때
일부러 약올리는 말할 때
말대꾸 할 때
잠 잘 시간 안자고 계속 놀려고 할 때
이유 없이 짜증내고 울 때
엄마인 내 컨디션이 안좋을 때

화안키 1편에서도 소개해드렸듯이, 분노는 '통제 불가능한 상황'에서 발생합니다. 내가 아무리 잘 타이르고 교육시켜도, 말을 안듣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아이들에 대해서 분노가 발생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하지만 조금만 뒤집어 생각해보면, 아이들이 부모를 화나게 하는 상황은 집집마다 크게 다르지 않고 패턴화되어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습니다. 즉, 예측가능한 상황이라는 것이지요. 예측가능한 상황에서라면 화를 내고 속상해하는 것보다 미리 예비하고 대처하는 것만으로도 분노를 줄일 수 있고 아이도 올바로 훈육할 수 있습니다.

거짓말하거나 못된 말을 하고 형제간에 싸우는 등 훈육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따끔하게 훈육을 하고, 잠을 안자거나 바쁜 시간에 시간개념없이 천하태평으로 시간을 잡아먹거나 이유 없이 짜증내고 우는 등 아이의 본능이나 컨디션과 관련된 문제상황일 경우에는 '내려놓음'으로 대비합니다.

부부관계 상담을 할 때 흔히 '내려놓음'이란 처방이 많이 쓰이는데요, 어른 사이에서도 도저히 좁혀지지 않는 성격차이나 의견차이가 있을 때 이것을 싸워서 해결하기 보다 '내려놓음=받아들임'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 저 사람은 원래 이렇구나. 내가 도저히 어쩔 수 없는 부분이구나'

하며 받아들이고 그에 대해서 더이상 분노하지 않겠다고 내려놓게 되면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더이상 화가나지 않고 '그러려니'하게 된다는 것이지요.

가령, 제 남편은 식사 때마다 꼭 '밥'을 먹어야만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인데요. 저 같은 경우는 배만 채울 수 있으면 무엇이든 식사라고 생각하는 편이지요. 이 두 가지 사고방식의 차이가 단지 취향의 차이인지, 체질의 차이인지, 생각의 차이인지는 명확히 정의내릴 수 없지만 가끔은 저에게 있어 남편의 식성은 매우 큰 짐이 되기도 합니다. 제가 밥을 차리기 싫을 때, 또는 간단하게 빵이나 시리얼로 아침을 대체하고 싶을 때에도 '밥'만을 추구하는 남편 때문에 번거롭게 식사준비를 차려야 된다거나 주말에도 한 끼 이상은 꼭 집밥을 먹어야 된다거나 하는 상황에 '저 혼자' 봉착하게 되는 것이지요. 먹는 사람이야 그냥 차려주는 거 먹으면 그만이지만요.

싸워도 보고, 타일러도 보고, 설득도 해보았지만 남편의 식성과 '밥'에 대한 철학은 결코 변하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 상황에서 내려진 처방은 '내려놓음'이었습니다. 남편의 식성은 고칠 수 있는 영역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나가서 김밥을 사다 밥을 차려주고 저는 따로 때우던가 하는 이중식사(?)를 하더라도 내려놓고 받아들이니 이제는 '그러려니'하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의 상황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직 무르익지 않은 인간인 아이들은 상황판단력이 부족하고, 본능대로 행동하려는 경향이 강합니다. 논리와 설득이 잘 먹히지 않을 때가 많습니다. 어쩔 수 없는 부분들은 '내려놓음'으로 내 감정을 다스리는 것이 훨씬 이익입니다.

그러니,
바쁜 아침 시간에는 조금 더 일찍 일어나고, 아이들 밥은 간단한 것으로 준비하고, 도망다니는 아이를 쫓아가서 옷을 갈아입히는 열정으로,
밥 안먹는 아이, 잠 안자는 아이는 내려놓음으로,
신경질 내고 떼쓰는 아이는 감정읽기와 다독거림, 기다려주기로,
훈육이 필요한 아이는 따끔한 훈육으로,
각 상황별로 엄마만의 노하우로 상황을 미리 예견하고 대처하며, 내려놓음으로 대비하면
내 아이가 나를 화나게 하는 상황마다 내 감정을 보호하며 견딜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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