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안키 13편] 아이에게 화안키 시작을 알려라!

by 스윗제니

신생아시기에는 물고빨고 이뻐죽겠다고 하던 엄마가, 슬슬 기어다니고 걸어다니기 시작할 무렵부터 아이를 '혼내기' 시작합니다. 어른들은 혼내는 행동은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으려는 수단이라고 생각하지만 영유아에게는 그런 개념이 없습니다.


'아까 나를 좋아했는데, 이젠 나를 싫어한다.' 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혼나는 것이 끝나고 다시 안아주면 '이제 다시 나를 좋아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참 단순하지요. 그러나 혼나는 경험이 계속 반복된다면 '나는 언제든 혼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언제든지 엄마가 나를 싫어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런 걱정이 아이의 정서에 '불안'이라는 기저를 형성합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보면 아이들이 혼나게 되는 경험 중 대다수는 '의도하지 않은 실수'에 의해서 발생합니다. 애들이니까 행동이 서툴러서 물건도 흘리고 물도 쏟고 하는 건데, 엄마들은 이를 참지 못하고 아이를 혼내지요. 당연히 아이에게는 억울한 감정이 쌓이게 될 수 밖에 없답니다.


화내지 않고 아이키우기를 통해 아이의 사소한 실수에 포용력을 가지세요. 실수가 잦은 아이는 정서적으로 불안정한 상태에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정서가 불안정해지면 실수가 더 많아지는 악순환이 생깁니다. 화안키를 하시다 보면 아이의 정서가 매우 안정되어 그동안 흔하게 저질렀던 실수가 줄어들고, 엄마를 잘 따르는 아이로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화안키를 시작하시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기억하세요.


1. 그동안 혼났던 과거의 아이 기억 소거해주기
2. 앞으로 혼내지 않는 엄마가 될 것임을 선언하기


1. 그동안 혼났던 과거의 아이 기억 소거해주기

준이가 36개월이 됐을 무렵 저는 화안키를 시작했습니다. 계기는 제가 다수의 아동심리학 관련 자격증을 취득하면서부터였습니다. 다양한 자격증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일반 교양서적이나 육아서에서 건질 수 없었던 육아 이론들과 심리학 이론들을 배우게 되었고, 그동안 아이를 얼마나 잘못키우고 있었는지를 밑바닥부터 뒤집어볼 수 있었습니다.


화안키를 통해 저는 엄청나게 변화했습니다. 준이를 혼내는 횟수를 현저하게 줄였습니다. 예전같았으면 화를 내고 혼냈을 일에 일단 화를 가라앉히고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었습니다.


예를 들면, '준이 저 장난감 던지고 싶었어?' 하면,

어이 없고 뻔뻔하게도 '응'이라고 대답합니다.

'왜 던지고 싶었어?'라고 묻는 순간 아이는 이미 자기가 잘못 것을 아는 표정을 짓습니다.


좀 더 큰 아이라면 니가 잘못한 것을 말해보라고 더 다그쳐보겠지만 36개월짜리 아기는 아직 어리기 때문에 가혹한 고문(?)은 하지 않습니다. 이미 자신의 잘못을 알고 있기 때문에 더이상 혼낼 필요가 없습니다. '이제 안던질 거지?' 하면 '응' 대답합니다.


이제부터가 중요합니다.


그런 후 준이의 마음에 완전한 안심을 심어주기 위해 이렇게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이제 엄마가 준이 안혼낼거야. 그동안 엄마가 준이 많이 혼냈었지? 이제는 안혼내. 그동안 많이 혼났던 것은 다 잊어버려도 돼. 이제는 정말 안혼내는 엄마가 될 거야. 그런데 진짜 많이 잘못했을 때는 조금 혼날 수 있을지도 몰라. 그런 경우는 준이가 정말 잘못한거니까 잘못했어요하면 되는거야. 알았지?'


그랬더니 애가 '이제 엄마가 안혼내?'라며 뭔가 감명을 받은 것같은 반응을 보였습니다. 그 반응에 오히려 제가 놀랐을 정도였지요. 혼자 놀다가도 혼잣말처럼 '이제 엄마가 안혼내'라고 몇번 말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그 정도로 아이는 엄마가 혼냈던 과거의 기억들이 무거웠던 것입니다. 아이의 무거운 기억을 소거해주기 위해 몇번이고 그동안 혼났던 기억들은 다 잊어버리라고 얘기해주었습니다. 이제는 안혼난다고. 그러니까 무서워하지 않아도 된다고요.


그리고 가끔 애가 너무 심하게 잘못을 한 경우에만 엄하게 혼낸 뒤, '슬펐어? 속상했어?'라고 꼭 물어봐주고 '그렇다'고 얘기하면 '슬프고 속상한 건 알겠는데 억울한건 아냐. 잘못을 했을 경우엔 혼날 수도 있는 거야. 억울하게 생각하지마. 잘못한 것은 혼난 거지만 엄마는 니가 잘못해도 널 사랑해.' 라고 안심시켜주었습니다. 이 에피소드가 벌써 2년전 이야기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이가 심하게 잘못해봤자 뭘 잘못했겠나 싶네요. 지금 제 기준에선 고작 36개월짜리 아기가 잘못할 수 있는 일들이 무엇일까 어림도 잘 되지 않는답니다. ^^


2. 앞으로 혼내지 않는 엄마가 될 것임을 선언하기
그동안 혼냈었던 과거의 기억들을 계속해서 소거해주면서 동시에 함께 해주셔야할 작업이 바로 '앞으로 혼내지 않는 엄마가 될 것임을 선언하기'입니다. 이를 통해 아이에게 궁극의 안정감을 심어줄 수 있습니다. 아이가 어리면 어릴수록, 이제 혼나지 않는다는 사실에 엄청난 안정감을 느낍니다.

뜬금없더라도, 밥먹다가도, 책 읽어주다가도, 차타고 어딘가에 가는 길에도! 갑자기 아이를 붙잡고 이렇게 얘기하는 것입니다.

"아까 엄마가 준이한테 이제 혼내지 않는다고 얘기했지? 준이도 앞으로 혼나지 않는 착한 아이가 되자."
하고 아이에게 몇번이고 이 기억을 상기시켜줍니다.
'기억 소거하기'와 '화안키 엄마 선언하기'는 3박 4일 정도 꾸준하게 반복해주시면 좋습니다. 엄마 스스로에게도 각인효과가 생겨서 애를 혼낼 일이 생겨도 혼내고 싶은 마음이 한결 줄어듭니다.

그리고 제가 화안키와 함께 했던 일이 '안돼'를 줄인 일입니다. 사실 그동안 애가 하자는 것 중 절반은 지금 당장 제가 시간이 없어서 하지 말라고 했던 것들이었습니다. 지금 마트에 가서 뭘 사야 되는데, 길가는 도중 아이가 다른 데 가자고 조르면 '안돼', 나 지금 뭐 하느라 바쁜데 뭘 물어보거나 나를 어딘가로 데려가려고 할 때면 '안돼'를 연발했습니다. 화안키 시작한 후로는 왠만하면 뭐든 지 애가 하자는 걸 다 들어줍니다.


3-6세는 주도성을 기르는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무엇이든 아이가 스스로 하고 싶은 걸 결정해서 해보고, 성취감을 얻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이 개념을 배우고 난 후 저는 무조건 아이의 자율성과 주도성을 존중해주기 시작했습니다. 0세부터 36개월까지 잘못키웠던 시간을 거꾸로 돌리기 위해서라도 더 열심히, 최선을 다해 덮어놓고 아이를 중심으로 육아하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요리를 하겠다고 설쳐대도, 흔쾌히 뒤지개를 손에 쥐어주고 니가 해보라고 했습니다. 아예 쿠키를 같이 만들자며 반죽을 니가 하라고 하기도 했습니다. 시간 없는데 이상한 데 가자고 하거나 물건 안살건데 수퍼에 들어가자고 해도 니가 원하는 대로 다 해보라고 놔뒀습니다. 애들의 집중력은 어차피 짧아서 사탕 가게 들어가서 10분 이상 노는 것도 아니고, 단 몇십초, 1-2분이면 상황 종료였습니다. 내 마음의 조급함을 풀어놓는 것이 상책이었습니다. '급할 게 뭐가 있는가? 여유있게 하자.'고 맘 먹고 저녁준비도 여유있게, 빨래도 여유있게, 청소도 여유있게.. 뭐든지 여유있게 하려고 하니 애가 중간에 방해를 해도 그게 고깝지가 않게 느껴졌습니다. 그렇게 하다보니 뭐든지 엄마가 '허락'해준다는 경험에 대한 아이의 정서가 무척 긍정적으로 변하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그 결과 화안키 시작 후 단 3개월 만에 준이가 변화한 모습을 보면 마치 제 2의 탄생을 한 것과 같이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일단 아이가 너무도 몰라보게 똑똑해졌습니다. 암기력과 이해력을 뛰어넘어서 EQ가 발달한 것 같은 느낌이 왔습니다. 타인에 대한 공감능력도 생겼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이해받고 공감받으니 타인의 감정을 헤아리고, 타인의 감정에 맞춰 행동하는 법을 배워나갔습니다. 애가 변화하니 애가 미운 순간이 없고 하루종일 이쁜 짓만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당연히 저도 하루종일 우리 애 이쁘다는 말만 달고 살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이쁜 행동만 하기 때문이었지요. 준이는 하루에도 몇번씩 깜짝깜짝 놀랄 정도로 쑥쑥 성장한 아이처럼 의젓한 말들을 내뱉었습니다. 다음 해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유치원 상담을 가서 잠깐 상담하는 동안 다른 교사가 준이와 20분 가량 놀아주었는데, '얘는 5살 수준을 이미 뛰어넘었는데요, 특수교육을 시키셨어요?'라고 물어볼 정도였습니다.


자꾸 칭찬을 해주니 칭찬을 받고 싶어서인지, 칭찬받을 행동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전에는 밥을 잘 안먹어서 그렇게 애를 먹이던 애가 '내가 밥을 잘 안먹으면 엄마가 속상해. 내가 밥을 잘 먹으면 엄마가 기뻐해'라고 말하면서 밥을 잘 먹기 시작했습니다. 타인을 기쁘게 하기 위해서 자신에게 기대되는 행동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심지어 영어 사교육 없이 아는 단어가 200개도 넘고, 간단한 문장은 외워서 말할 수 있기도 했습니다. 간단한 영어 동화책을 읽어달라고 할 때마다 읽어주고, 그 동화책에 나왔던 표현을 생활 속에서 계속 영어로 얘기해주고 반복해주었더니, 자기도 영어가 재미있다고 했습니다. 애가 처음 영어를 접한 것이 3개월 전 친정에 가는 KTX 안에서였음을 떠올려보면 급작스럽게 이뤄낸 성과였습니다. 생활하면서 갑자기 궁금해진 단어가 있으면 '엄마 이건 영어로 뭐야?'하고 묻습니다. 제가 아는 것이면 바로 대답해주고, 모르면 앱을 켜서 알려준 뒤 발음을 들려주고, 저도 같이 발음을 해주며 영어를 익히게 해주었습니다.


엄마와 아이의 완전한 신뢰, 정서적 연대는 아이의 인지능력을 향상시킵니다. 또 엄마와 아이가 함께 배우고 즐기는 과정을 거치면 아이가 접하는 모든 지식들이 생생하게 장기기억화됩니다. 직접 경험해 보면 실로 놀랍습니다. 이걸 왜 이제야 알게 되었나 후회하고 반성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내일 시작하는 것보다 지금 당장 실천하는 것이 더 중요하겠지요. 그리고 아이의 인생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이기 때문에 이미 늦었다고 생각된 시기에 바꾸어주어도 아이는 변화합니다. 변화의 속도에만 차이가 있을 뿐입니다.


오늘부터, 화안키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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