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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쩐시 Jul 16. 2021

한국엔 없는 K-배터리

사례를 통해 배우는 기업의 해외투자를 둘러싼 논쟁의 역사


전 세계가 주목하는 차세대 산업인 전기차 배터리 제조업, 

그 관심이 큰 많큼 아직까지도 이런저런 말들이 많습니다.


역시 제조강국 대한민국 답게, 반도체 1위를 이어 배터리 시장까지 그 점유율은 당연 으뜸입니다.

非중국기업 중 한국의 배터리 삼대장 모두 5위 권 안에 드는 엄청난 명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2021년 1분의 전년동기 대비 EV 배터리 제조사의 실적 순위(含중국)


왜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가 전기차 시장과 그 배터리 산업에 이렇게 까지 가치를 부여하는 것일까요?


그건 바로 년초에 발표 된 극심한 '기후변화'의 대응책으로 내건 각 국의 '그린뉴딜(GND)' 정책의 주요 핵심이 최대 2050년까지 산업 탄소배출을 제로(Zero)로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내연기관 자동차 를 전부 다 전기 자동차로 생산하는 것이니, 전기차 비용의 80%를 차지한다고 해도 무방한 배터리 사업이 훨훨 뛰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앞으로 저도 배터리 관련 주식을 많이 매수해놔야겠습니다.


그리고 몇 달 전인 5월 21일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출마 공약이였던 '친환경차 산업에서의 100만 일자리 창출'을 시행하기 위해 한국의 배터리/반도체/전기차/바이오 등 주요 기업들을 초청해 대미 투자에 대해 깊은 대화를 했고, 결론적으로 우리나라는 미국 현지에 총 한화 44조원의 투자계획을 약속했습니다.


한국 기업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 Source by Koreatimes
5월 21일 미국 상무부 주최인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문 대통령과 한국 기업들, 연합뉴스


이렇게 미국은 미래산업에 대한 생산 공급망과 그 인프라 투자를 자국 중심으로 하겠다는 엄청난 야심을 표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들도 빡빡한 국내 규제를 넘어 더 많은 협력사가 있는 미국에서 마음껏 그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가 왔으니 시장 점유율은 물론이고 더 많은 투자기회를 얻는 행복한 비명의 소리가 들립니다.


엇, 그런데 한국의 미래 먹거리 사업들이 다 미국으로 가버리면 한국은 누가 남나요...?


여기서 우리는 기업 경영 국제화의 득실에 대한 지금까지의 논쟁을 통해 현재 우리나라 제조업 실태를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서로 의존적으로 똘똘 뭉쳐지는 이런 국제화 경제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한 것은 2000년대 초 부터입니다. 


그 전 까지 많은 저명한 경제학자, 정치가 그리고 경영인들은 그때까지 국가 간 벽을 허무는 국제 무역과 그 투자들이 더 많은 부를 가져왔으며, 이런 시스템 하에서 실제로 최종 소비자들의 소득은 물론이요 더 많은 일자리가 생겼다고 믿었습니다. 제가 생각해도 지금의 선진국들을 만들어 준 것은 코카콜라, GE등 셀 수 없는 그들의 다국적 기업들이니까요. 세계의 모든 돈이 선진국으로 집중되었습니다.

1984년 중국 상하이의 첫 외국계 자동차 제조사로 들어온 폭스바겐(SAIC-VW), 대부분 제조가 중국


아래 이들의 국제화 옹호 주장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 다국적 경영의 장점 (Benefits) >

규모의 경제 실현(Scale Effect) : 더 많은 시장으로 고정비용을 분산시킬 수 있다

차익거래 효과(Arbitrage Effects): 각 나라들의 가치사슬 조정&전환하면서 비용우위가 생긴다(탄력경영을 통한 위험 감소)

학습 효과(Learning Effects): 다양한고 복잡한 타국경영이 주는 더 넒은 성장 기회를 배울 수 있다.

일자리 창출(?)


그런데 1999년 이런 기업의 다국화 경영에 반대하는 세력들이 길거리에 나와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무려 4만명의 시위자들이 WTO에서 열리는 회의를 멈추고자 시애틀 거리를 봉쇄합니다. 


1999년 시애틀을 봉쇄해 WTO 에 반대하는 시위자들, University of Washington, ReserachGate


이들의 반국제화 주장(Antiglobalization Protests)은 이렇습니다. 국제화는 해외투자로 인한 국내 실업, 가격경쟁으로 인한 국내 임금 하락, 환경 문제, 문화적 충돌, 등 더 많은 사건사고를 야기하기 때문에 퇴출되어야 한다고 말이죠. 


< 다국적 경영의 단점 (Costs) >

부유한 선진국의 제조산업 일자리가 파괴된다(Hollowing out in manufacturing)

선진국의 미숙련 노동자들의 임금이 감소된다(저임금 국가들과의 임금 갭을 좁히기 위해).

기업들은 노동법과 환경규제가 비교적 느슨한 나라를 찾아 떠난다

기업의 통제권이 흔들린다(Loss of sovereignty)

기업의 외국인 비용(Liability of foreignness)이 늘어난다(다양한 국가들을 경영하면서 발생하는 문화적, 재정적, 법적 손실 등을 의미)


이 시애틀 사건은 국제화에 대한 논쟁의 시발점이 됩니다. 이후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곳곳에서 크고 작은 반국제화 시위가 발생했고 당시 무정부자들(Anarachists)의 세력이 커진 계기까지 되었다고 하니 무시무시 합니다.


이야기가 조금 센 것 같지만, 결론적으로 2008년 세계 대공황 이후 선진국들의 '일자리 수출'에 대한 자국민들의 비난은 더 극심해졌습니다. 아직까지도 이 둘 중 누구도 승리하지 않았습니다. 비난하는 자들이 있다면 태국 휴양지에서 즐기는 스타벅스를 굉장히 좋아하는 부유한 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제조업이 튼튼한 나라는 그 어떤 어려움이 와도 흔들리지 않는다

빨라지고 있는 한국 제조 공동화, 서울경제

지난 2018년 삼성전자는 경기도 수원의 TV 생산라인을 모두 베트남으로 이전하고 LG전자 역시 2019년 평택의 스마트폰 생산 라인을 베트남으로 옮겼습니다. 이른바 '산업 공동화'문제는 매년 한국 경제의 위기를 보여주는 대표적 단어로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번 바이든 행정부는 자국의 전기차 관련 산업의 경쟁력 보강을 위해 'made in USA'를 유도하며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 및 배터리 제조사들에게 유례없는 큰 지원을 약속했습니다. 또 대만의 TSMC 역시 미국에 추가 공장을 짓기로 하고 많은 미국 내 완성차 회사들이 그들의 공급사를 물색하기에 한국 기업들에게 지금의 미국투자는 엄청난 적기입니다. 물론 백신 보급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지만요.


반도체와 배터리 같은 핵심 부품의 경우, 단순한 해외투자 이상으로 국내에서 창출될 고용과 노동소득 들의 낙수효과 마저 해외로 빠져나가게 됩니다. 또한 전반적인 생산라인과 그에 따른 R&D시설까지 같이 나갈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이는 제조업으로 먹고 산다고해도 무방한 한국에게 굉장한 치명타가 된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과도한 미국투자에 따른 중국과의 무역관계도 다시한번 고려해야할 사항입니다.


이렇게 각국이 미래 산업과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앞다투어 준비하는  환경하에서, 또 급격히 줄어든 일자리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우리정부는 일회성의 국민경제지원책과 단기적인 기업 U턴정책이 아닌, 그 본질인 기업의 산업환경 정책에 대한 규제완화와 근본적인 기업 지원 추진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주길 한 명의 청년으로서 진심으로 희망합니다.



https://brunch.co.kr/@sjh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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