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 Z세대 구직난의 현위치
코로나는 우리 삶에 너무나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단순히 전 세계인들의 발목을 붙잡는 것이 아닌 전 세계 구직시장에 큰 타격을 주며 단숨에 우리에게 '직장'이란 무엇인가를 곰고히 생각하게 만듭니다.
저도 이십대 중반의 학생으로서 매일 어떻게 먹고 살아야하나 고민이 많아 나름 계획을 세우고 있는데 능력이 따라주지 않는 것 같아 속상할 따름입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들 중에 구직자가 있다면 같이 힘냈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취업플랫폼 잡코리아는 알바몬과 함께 올 1분기 동안 구직활동을 했던 대졸 신입직 구직자 1082명을 대상으로 '2021년 1분기 대졸 신입직 취업성공률 현황'에 대해 조사한 결과, 설문에 참여한 취준생 중 16.9%만이 올 1분기 입사지원 했던 기업으로부터 최종 입사 합격통보를 받았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합니다. 한마디로 면접 최종 단계까지 10번을 올라가면 그 중 한 회사에서 취업확정이 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면접 최종까지 10번이라... 굉장한 능력자여야 취직이 가능하겠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구직단념자'라는 새로운 개념이 사회적 현상으로 나타났습니다. 말 그대로, 취직을 포기하는 집단을 일컷는 경제용어로, 아래 그림을 보시면 가장 구직활동이 활발한 20-30대와 은퇴 후 재취업이 필요한 60세 이상에서 두드러지는 수치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어떤 노력을 해도 취직할 수 없다는 사회적 풍조가 커진 것으로, 미래노동가능인구의 부족 및 우리나라와 같은 저출산 국가들의 심각한 사회문제 입니다. 어떻게 해야 구직시장이 다시 활발해질지 진지하게 정책을 생각해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전 세계 적으로 일자리가 부족하고 젊은 세대들이 지쳐버린 지금, 최근 중국에서 가장 심각한 사회적 문제로 언급되는 이슈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고학력 젊은이들이 사무직을 포기하고 공장의 단순 생산직으로의 취직을 선호하는 사회적 현상입니다. 일명 985, 211 대학이라 불리는 우리가 잘 아는 칭화대, 북경대, 인민대 등의 학사 혹은 석박사 졸업생들이 담배공장의 담배를 마는 라인에서 일하는 것에 큰 만족감을 느끼고 너도 나도 다 공장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아니, 이게 대체 무슨 일인가요?
중국 공장 생산직의 고학력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른 것은 중국의 한 담배제조회사에서 발표한 <2021년 대학생 고용현황> 보고서가 인터넷에 급속도로 퍼지면서부터 입니다. 이 고용현황표에 따르면 2021년 최종 고용된 대학생 지원자들 135명 중 석박사 출신은 41명으로 30%가 넘었으며 나머지 100여명 또한 국내외 일류 명문대 출신들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고학력 직원들이 R&D부서나 일반 사무직이외에 단순 제조생산라인 생산직으로 취업한 것입니다. 일반 사무직은 당연히 전부 다 명문 석박사 출신들입니다. 그러니까 담배종이를 만들고 담배를 마는 생산라인에 100여명의 국내 명문대 출신들과 해외 석박사들이 일하고 있는 겁니다.
비난하는 여론이 커진 탓에 해당 담배제조회사의 HR담당은 급히 해명의 글을 올렸습니다. 당초 회사에서는 생산라인의 최소 학력요구에 학사졸업으로만 기입했으며, 명문대 졸업생들과 해외 석박사들은 스스로 지원한 것으로 회사 입장에서는 더 우수한 조건의 직원을 채용할 수 밖에 없었다고 대답했습니다.
여기에는 중국의 낮은 임금이 한 몫했습니다. 중국의 최저임금은 가장 높은 상하이 지역이 월 2480위안(한화 약 42만 원), 가장 낮기로는 안후이 성으로 월 1550위안(한화 약 26만 원)입니다. 실제로 중국의 일반 4년제 대학교를 나와서 취업을 하면 한화로 월 80만원 정도로 시작한다고 합니다. 물론 한국과 달리 승진이 빠르고 연봉 오르는 폭이 크긴 하지만, 중국의 살인적인 수도권 물가를 생각하면 그래도 말도 안됩니다.
저도 북경에서 방을 구해본 적이 있는데, 학교 앞 자취방이 혼자 살 경우 월 70은 넘어서, 중국학생들의 경우 보통 3-4명이 같은 방을 공유해서 쉐어하우스로 많이 살고 있습니다. 또 인턴으로 취직해도 보통 월급은 주지 않고 택시비나 식비 등과 같이 간접적인 비용만을 제공하니, 수도권에서 직장은 다니면 오히려 나가는 돈이 더 많습니다.
일반적으로 중국의 담배제조공장에서 일할경우, 물론 직무와 부서에 따른 연봉 차는 크겠지만, 평균적으로 신입의 연봉은 15만 위안으로 한화 약 2600만원 정도 받는다고 합니다. 거기다가 대부분 공기업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매일 두 끼의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의 복리후생도 제공한다고하니 사실상 대감집에서 머슴하는 꼴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졸업하자마자 담배공장에서 일하면 우선 칭화대 졸업생의 평균 연봉보다 높으니 뭔가 마음속으로 저도 납득이 가기 시작합니다. 우리나라도 대기업 생산직에 4년제 졸업생들이 많다고 들었습니다.
+ 2019년 기준 중국 담배제조사의 순이익은 알리바바의 5년 간 영업이익 보다 높았으며, 납세액또한 화웨이, 알리바바, 텐센트의 것을 모두 합한 것보다도 높았다.
이런 중국 젊은 세대들의 '躺平(탕핑)드러눕다' 추세에 중국 내에서도 많은 비난의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아무리 공장직의 초봉이 대기업 보다 높다고 해도, 화웨이와 같은 대기업은 연차에 따라 연봉이 크게 뛰기 때문에 공장 생산직을 하는 것은 우스운 일이고 면목 없는 행동이라고 말이죠.
그러나 이건 전 세계적인 현상입니다. 한국도 마찬가지이며, 우리 Z세대들이 더이상 치열한 도전과 모험이 아닌 안정적이고 문화가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곳에 정착하고 싶어하며 명예를 위한 취업 경쟁에 지쳐버려 이제는 누워버린 모습을 깨닫게해 준 오늘의 이슈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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