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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쩐시 Jul 13. 2021

왜 아직도 우리는 도요타에 집착하는가

전통과 디지털, 그 커지는 괴리감




저는 학부시절부터 제조 생산관리와 물류학에 굉장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관련 전공도 열심히 듣고 자격증도 취득하고, 또 자연스럽게 몇몇 유명한 제조기업에 취직하는 것이 꿈이 되었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학부생으로서 참 바람직하게 살아온 것 같습니다.


제조산업은 굉장히 매력적입니다. 기업이 판매하고자 하는 제품의 성격에 따라 그 제조방식은 달라지고, 제조방식이 달라지니 부품 조달 방법도 바뀌고, 그야말로 한 부분만 고장 나도 공장 전체가 스탑 될 수 있는 무시무시한 연쇄작용으로 운영됩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핸드폰, 자동차, 의류 등으로 우리나라가 제조강국으로 선진국 대열에 들어간 것이니, 참으로 자랑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고 나서 저는 중국 북경으로 국제경영전문석사 과정을 밟게 됩니다. 확실히 한국에서보다 더 넓은 세상을 배웠고 떠오르는 중국의 트렌디한 기업들도 많이 공부하게 되었습니다. 요새 제 또래들부터 해서 초등학생들까지 틱톡이라는 어플을 모르는 사람이 없습니다. 저도 한번 설치해서 해봤는데 굉장히 직관적인 인터페이스와 손가락으로 몇 번 톡톡하면 금방 멋진 비디오 영상이 탄생하더군요. 


중국에서 역시 틱톡 관련한 경영수업들이 많았습니다. 또 뭐가 있을까요? 삼성과 IP전쟁을 한 화웨이, 중국의 아마존이라는 타오바오와 알리바바, 우버를 앞지른 중국의 공유 택시 디디 추싱. 물론 제조산업 이론수업도 많았지만, 결국 과제는 그 제조업과 현재의 디지털 기업과의 경영전략 비교가 과제가 되더군요.


https://brunch.co.kr/@sjh001/16


중국의 대표 3대 기업인 'BAT(바이두+알리바바+텐센트'


여러분들이 이미 눈치를 채셨는지 모르겠습니다. 네, 대부분 전통 제조업과는 거리가 먼 IT산업 혹은 온라인 유통산업들입니다. 왜 중국에서는 이런 신산업들과 전통 제조산업을 비교해서 수업할까요? 이런 비교를 통해서 어떤 가치를 학생들에게 심어주려는 것인지 깊게 생각해봐야겠습니다.


과거까지(코로나 이전) 우리는 경영학 혹은 국제경영을 배울 때, 전통적인 제조산업 위주로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아직도 대부분의 교재에 나오는 이론과 케이스들이 전통 제조업입니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도요타, GM, 필립스, 유니클로, 맥도널드, 코카콜라 등은 정말 수도 없이 등장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대체 IT기업들의 경영전략은 왜 이리 교육과정에서 비중이 적을까요? 우리는 미래를 살아가야 하는데 말이죠.

대표적인 도요타 제조업 방식 중 하나인 '린 생산'


 일반적으로 기업경영을 국제화한다고 할 때, 이론적으로 네 가지를 고려하게 됩니다. 


왜? 언제? 어디서? 어떻게? 


어렸을 때 배운 육하원칙과 비슷합니다. 아마 전통 제조기업을 이끄는 한 임원진은 이렇게 말할지도 모릅니다.


    " 이번에 우리 회사 건전지 제조공장을 중국 장쑤 성에 몇 개 짓기로 했습니다. 중국이 아직까지는 인건비도 한국보다 저렴하고 또 근처에 고객사들도 많이 있으니까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뭐 중국이면 한국에서 판다고 해도 배로 조달하면 되니까 물류비용도 괜찮을 것 같고... 우리가 맨땅에 헤딩하는 것보다 중국은 합작회사로 진입하는 것이 낫다고 하니 관련해서 괜찮은 회사랑 미팅 주선 부탁드립니다." 


어떤가요? 뭔가 그럴듯합니다. 


사실 이 정도의 판단력은 이제는 우리 모두가 구글에 검색을 하든 책을 읽든 관련 지식을 얻기 쉽습니다. 


그런데 만약 내 회사가 IT기업이라면 어떨까요? 우리가 배운 지식과 이론들처럼, 기존의 건전지 제조공장처럼, 직원들은 같은 고민을 하는 것이 맞는지 의구심이 듭니다. 


모바일 게임 제작 회사가 미국에 진출하려고 하는데 인건비 절감 때문에 가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그렇다고 중국 진출이 인건비 때문인 것도 아닌 것 같습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역시 더 큰 소비자층 확보를 위해서 해외시장 진출에 하는 것이겠습니다. 혹은 국내 게임산업 규제로 눈을 돌린 것은 아닌지 싶습니다. 또 IT기업들에게 해외시장과 국내 시장과의 거리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물리적인 공장을 세우는 것도 아니고 나사로 조이는 제품을 만들어 국내로 들여오는 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영국의 한 데이터 기반 브랜드 컨설팅 기업인 Kantar에서는 매년 BrandZ라는 세계 기업 브랜드 순위 리포트를 발표합니다. 이 순위는 소비자로부터 다양한 측면의 리서치를 통해 계산된 순위라고 합니다. 몇 년 전부터 소비자들은 기업 ESG를 더 중시하고 있다고 하니 그 점을 염두해서 아래의 2010년 표와 비교해서 살펴보도록 합시다.


글로벌 브랜드 파워 랭킹 변화 (2010 - 2020)


우리가 예상했듯, 기업 카테고리에서 큰 변화를 찾을 수 있습니다. 상위 기업들만 추출했지만 기존 완성차제조업, 패스트푸드업과 같은 기업들이 2020년도에는 경쟁력이 많이 약해졌습니다. 소비자들이 더 가치를 두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또 눈여겨봐야 할 점은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유통기업의 엄청난 성장세입니다. 이에 중국 기업인 알리바바도 그 물결을 탄 것 같습니다. IT기업들은 말할 것 없이 2020년 성장 기업들의 주체를 이루고 있습니다. 20위에는 안 들지만 26위에 넷플릭스, 28위에 인스타그램이 있습니다. 


Kantar 리포트에 의하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 가장 기업 가치를 동인 하는 것은 혁신과 사랑이라고 하니, 소비자들의 관심이 더 이상 기업의 사이즈에 현혹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2020년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들은 이미 축적해온 소비자층과 자산이 엄청납니다. 대기업들이죠.


그렇다면, 우리가 알고 싶은 기업가치의 추세는 어떻게 될까요? 


그건 브랜드 가치가 급격하게 성장하는 기업들의 순위(New commer ranking)를 통해 알 수 있습니다. Kantar 그룹의 리포트는 정말 자세하게 데이터 분석을 해주니 여러분들도 시간 나실 때 한번 훑어보시면 꽤 흥미로운 주제 거리는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2020 가장 주목받은 글로벌 브랜드(new commer)


이 떠오르는 초신성들의 특징을 알아보겠습니다. 

리포트에 의하면, 이들 대부분은 최종 소비자의 삶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며 삶을 개선시키는 공통점들이 있다고 합니다. 일위가 중국의 마오타이인 것을 보면 어느 정도 수긍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 20개의 기업들의 카테고리는 유통과 IT산업이 주를 이루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소비자들은 우리 생활의 질을 높이는 유통시장과 모바일 일상 어플 또 명품 의류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 5개의 중국 브랜드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크게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중국은 국가산업으로도 지지할 정도로 엄청난 디지털 강국입니다. 핸드폰 하나로 부동산 거래는 물론 길거리 노숙자도 QR코드로 기부받는다고 하니 놀랍습니다. 또, 이미 100위의 글로벌 브랜드 순위에 17개의 중국 브랜드들이 서로 협업하기에 그 성장세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중국의 기업경영은 사기업이라고 해도 국영기업의 성격을 띠기에 독자생존은 거의 없습니다.



코로나 이후 우리는 과거라면 10년 동안 걸쳐서 일어났을 과학기술이 단 일 년 만에 비약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는 말을 합니다. 이제 전통 제조산업으로는 세계시장에 뛰어들 수 없습니다. 모든 것이 자동화가 되고, 어느 부분이라도 IT기술 없이는 타국 기업에 소비자가 뺏기게 됩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기업경영을 공부해야 할까요? 단순히 과거의 성공 만을 분석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관한 과거 데이터는 없는데 말이죠.



그러나, 비난하는 것은 아닙니다. 과거의 성공을 배우고 그 전통적 이론들을 내 것으로 습득하는 과정은 추후의 자기 발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합니다. 다만, 동시에 현실적인 사고를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저 또한 그 누구보다 제조업에 애정이 있고 관련 산업에서 종사하는 것을 꿈꾸고 있지만, 연구자로서 학생으로서 판단의 범위를 넓히자는 의미입니다. 


좀 더 넓게 생각하고 더 장기적으로 생각하면, 현대 기업들의 생존전략이 어느 지점에서 초래된 것인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전통 제조산업과 현대의 IT산업은 제품 국제화의 시작부터 판매, 소비자 관리까지 모든 것이 다릅니다. 기존의 전통적 국제화 이론들로 설명하기 난감해질 정도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학생으로서 우리가 배우는 기업들의 성공신화, 제조 생산 이론, 해외투자방법들 대부분이 전통 제조산업에 머물러 있다는 사실은 반드시 인식해야 합니다. 


더불어, 지금의 학생들을 가르치는 교육계 종사자분들 또한 과거의 교육과정에서 탈피해야 합니다. 이들이 현재의 디지털 산업들과 어떻게 다르고 왜 이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는지, 또 왜 우리는 IT기업의 경영전략에 주목해야 하는지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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