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홈스쿨링
저희 부부가 시도했던 홈스쿨링의 어려움을 극복했던 세 가지 중, 두 번째 방법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아이의 속마음(관심사) 찾기>
홈스쿨링의 진짜 문제를 찾기 위해 적극적인 관찰하기를 실행해보니 아이의 관심사들이 점점 눈에 들어오더군요. 나는 열 살이다, 나는 열 살이다, 나는 열 살이다!!!' 아침마다 감사일기를 쓸 때, 빠뜨리지 않고 적는 문장입니다. 왜냐고요? 적극적인 관찰을 '제대로' 하기 위해서입니다. 스스로를 세뇌시키는 것이죠, 최대한 아이와의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서 말입니다.
'아들 녀석의 재미난 취미 하나를 소개하겠습니다. 바로 '플라스틱 병뚜껑 수집'입니다. 예전 같으면 "쓸데없이 이런 걸 왜 모으노? 갖다 버려라!" 하고 소리를 질렀을 겁니다. 분명 어른의 시선에서 플라스틱 병뚜껑을 모으는 아이를 바라보면, 이걸 어디에 쓰려고 모으는 걸까? 하고 황당하기도 다소 짜증스러운 감정이 들 수도 있겠죠. 하지만 어린 시절 골목에서 종이 딱지 한 장을 더 따려고, 어머니의 저녁밥 먹으라는 고함에도 귀를 막고 연신 팔을 휘둘러댔던 게 누구였을까요? 네, 바로 접니다. 아들에게 플라스틱 뚜껑은 30년 전 제가 애지중지하던 낡은 종이 딱지와 같은 것이었습니다. 그 종이 딱지들은 아들의 플라스틱 병뚜껑과 같은 보물이었습니다.
이제는 아이의 플라스틱 병뚜껑이 저에게도 보물이 되었습니다. 재활용 쓰레기로 분류되던 그것은 때로는 장기판 위에 알까기 말이 될 때도 있고, 수많은 표정이 그려지는 동그란 얼굴이 되어주기도 했습니다. 아이의 숨은 보물은 눈에 불을 켰을 때보다 마음의 불을 켰을 때 모습을 드러냅니다. 그것은 아이와 가장 쉽게 교감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거든요. 부모가 아이의 관심사를 존중하는 모습을 보이면 아이들은 조잘조잘거리며 동심의 세계를 드러내곤 합니다.
'내 아이가 이렇게 말을 잘했었나?'라는 생각이 든 적이 있으신가요? 얼마 전 그 순간을 기억하고 싶어 아이가 쏟아낸 얘기들을 기억해서 종이에 적어 봤습니다. 평소와 어떤 차이가 있었을까요? 정답은 '질문'에 있었습니다. 좋은 질문이 들어가면, 놀랍게도 아이의 입에서는 또 다른 질문이 튀어나왔습니다. 10살짜리 꼬마와 내일모레 마흔이 되는 제가 끊임없이 즐거운 대화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신기하더군요. 하지만 그것은 신기한 현상이 아니었습니다. 아이에게 내재된 존중받고 싶었던 마음이 충족되자, 보에 괸 물이 터지듯 마음이 열렸던 것이었죠.
집에서 자녀가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나 얘기를 할 때가 있죠? 그것은 '나에게 관심 좀 가져주세요!'라고 외치는 속마음의 신호입니다. 부모는 어른의 시각으로 아이를 배려하고 있다고 착각하는 것에서부터 벗어나야 합니다. 아이는 아이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거든요. 아이들이 먼저 스스로의 생각을 신뢰할 수 있도록 부모님들이 믿어주셔야 합니다. 배움의 효과는 그 믿음 속에서 확장되고, 아이들은 성장할 수 있습니다. 만약 아이가 여러분의 노력에 관심을 갖지 못한다 해도 절망하지 마세요. 대신 아이의 속마음에 감춰놓은 또 다른 '보물찾기'에 나서면 되거든요. 아이가 관심 있는 것을 하루에 한 가지라도 알게 된다면? 그것만으로도 삶의 기술을 가르치기 위한 출발점이 되기에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