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 필사 72(#224)
사람은 쾌락이라 하면 정욕을 생각한다.
감각이라 하면 육감적인 것을 생각한다.
육체라고 하면서 아랫배를 생각한다.
결국 이 세 가지 좋은 것 때문에 명예를 빼앗기고 만다.
- 니체
쾌락과 감각, 그리고 육체는 본래 고귀한 것입니다. 그것들은 우리를 성장하게도 하고 추락하게도 합니다. 제대로 정의하지 못하면 좋은 것도 추악하게 변하여 자신을 무너뜨립니다.
쾌락은 단순한 정욕이 아니라 경탄입니다. 감각은 단순한 자극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인식입니다. 육체는 아랫배만이 아니라 세상을 살아가는 온몸입니다. 일상을 경탄하며 살아간다면 행복할 수 있습니다. 감각을 통해 세상을 느끼고 받아들이며, 육체를 통해 세상 속으로 나아가 건강한 삶을 즐길 수 있습니다.
시선을 한 곳에만 고정하면 삶은 좁아집니다. 다양하고 넓은 시각을 가지면 더 큰 세상을 품으며 명예롭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어제는 친구들과 앙드레 지드의 전원교향곡을 읽고 독서 토론을 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한 친구는 좁은 문을 읽어왔고, 다른 친구는 좁은 문, 전원교향곡, 배덕자까지 세 편을 읽어왔습니다. 두 명은 준비를 제대로 했고, 저는 책을 읽었지만 챙겨 오지 않았습니다. 같은 주제를 두고 모였지만, 각자의 해석은 달랐습니다. 그 차이가 우스우면서도 의미심장했습니다.
책을 두고 나눈 이야기 역시 각자의 상황에 따라 달랐습니다. 어떤 친구는 페미니즘을 떠올렸고, 또 다른 친구는 진정한 사랑을 고민했습니다. 누군가는 인간의 이기심을 이야기했고, 다른 이는 아름다움에 대해 토론했습니다. 같은 책을 읽었지만 생각은 모두 달랐습니다.
결국 해석은 읽는 자의 몫입니다. 같은 현상도 경험과 수준에 따라 다른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김종원 작가는 “지적 수준이 삶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라고 했습니다. 바른 해석을 하기 위해서는 결국 나의 경험을 넓히고 지적 수준을 높여야 합니다. 그것이 내가 살아갈 세상을 더 깊고 넓게 만드는 길입니다.
삶은 해석의 연속입니다. 그 해석의 깊이는 곧 나의 깊이입니다.
해석은 읽는 자의 몫이다.
그래서 지적 수준이
삶의 모든 것을 결정한다.
- 김종원 <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