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사는 인생,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필사 74(#226)
그 여자는 아름답고 영리하지만, 매우 유감스럽다!
아름답지 않았더라면 훨씬 더 영리할 수 있었을 테니.
- 니체
니체의 말은 단순히 미모와 지성의 관계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여자는 아름답고 영리하며, 동시에 자신이 아름답다는 사실을 알고 있습니다. 외적인 아름다움에만 지나치게 집중한다면 지성을 채우는 데 쓸 에너지를 잃게 됩니다. 남들에게 어떻게 보이는가에 집착하는 순간, 내면을 가꾸는 일은 뒤로 밀리기 쉽습니다.
이어령 선생님은 "젊은이는 늙고, 늙은이는 죽는다”라고 했습니다. 젊음과 아름다움은 끝내 사라질 것이기에, 늙기 전에 지성을 자기 삶에 초대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젊을 때는 실력이나 지성이 부족해도 청춘이라는 힘으로 이해받을 수 있습니다. 영원히 아름답고 젊을 것이라 착각하며 청춘을 소모한다면, 결국 후회만 남게 됩니다.
독서와 글쓰기, 사색은 우리의 영원한 자산입니다. 외모는 시간이 흐르며 쇠퇴하지만, 내면은 노력하는 만큼 빛을 더합니다. 배우고 사색하며 지성을 쌓아간다면, 세월이 쌓일수록 내면은 더욱 고귀하고 아름다워집니다. 반대로 일시적인 젊음과 아름다움에만 매달린다면, 삶은 허무로 귀결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살아갈 날들을 위한 괴테의 시>를 필사하며 네 가지 내면의 키워드를 정했습니다. 태도, 관계, 지성, 기품. 그리고 이를 관통하는 힘으로 사색을 더했습니다. 태도는 내가 어떤 사람인지 보여주고, 관계는 행복의 바탕이 되며, 지성은 내 세계를 밝히는 힘이 됩니다. 수많은 사람 속에서 나를 구분해 주는 것은 기품입니다. 그리고 사색은 천 개의 눈과 심장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일입니다. 이 다섯 가지가 오랜 세월 차곡차곡 쌓여 내면의 향기가 되어 흘러나오기를 바랍니다.
외면의 아름다움은 시간 앞에 힘을 잃지만, 내면의 아름다움은 평생을 관통하며 빛을 냅니다. 젊음이란 허망한 선물에만 기대지 말고, 태도와 관계, 지성과 기품, 그리고 사색을 통해 내면의 영원한 아름다움을 길러야겠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사라지지 않는 힘이자, 삶을 근사하게 완성하는 비밀입니다.
쓸모를 찾지 못한 지식과 정보는
쓰레기와 구분하기 힘들다
- 김종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