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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 거인 Oct 23. 2024

가장 소중한 것을 잃었다.

나는 여행을 선택했다

 출근을 하러 가는 길이었다. 친구에게 전화가 왔다. 

친구는 울고 있었다. 리마 인장 언니가 친구는 말을 잊지 못했다.

나의 가장 소중했던 친구가 20대 초반에 떠나 버렸다.

부모님이 돌아가셔도 눈물 한 방울 안 흘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그때의 나는 

언니가 떠났다는 소리를 듣자마자 눈물이 쏟아졌다.


출근을 해서 근무를 다하고 장례식장에 갔는데, 믿기지가 않았다.

나의 가장 친한 친구인데 내가 가장 장례식장에 늦게 도착한 것부터 나는 삶의 회의감이 밀려왔다.     

화장하는 것까지 지켜보고, 그 이후는 가족들끼리 진행 한다 고해 친구들과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동갑인 친척에게 전화가 왔다. 너 힘들겠다.라는 말에  나는 퉁명스럽게 죽은 사람이 힘들지 산 사람이 뭐가 힘들어 라며 마음에도 없는 소리를 했다.     


나는 정말 힘들었다. 

울고 싶지 않은데 계속 눈물이 났다.

언니와 사주를 보러 갔을 때 그분이 언니에게 올해 오른쪽 다리만 조심해라고 했던 말이 귓가에 맴돌았다. 워낙 잘 다치는 언니였기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언니가 회사 회식 후 교통사고로 떠났다는 소리에 내 마음은 더 무너져 내렸다. 


항상 통화하다 그 주 사이가 안 좋아 서로 연락을 안 하며 지냈던 것도, 언니 떠나기 전에 내 꿈에 웨딩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것도, 술을 사 와서 같이 안 먹어도 되니 첫 잔만 같이 마시자고 했던 것을 매몰차게 거절한 기억도, 언니가 나 죽으면 이렇게, 이렇게 해줘 했던 말들도 하지만 막상 이런 상황이 오니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생각만 많아졌다. 


교통사고로 떠난 언니의 죽음이 다 내 잘 못 같이 느껴졌고, 좀 더 잘해 줄 걸 하고 싶다고 하던 것들 그냥 하라고 할 걸 내가 하지 말 라고 한다고 해서 안 할 사람도 아니었는데 마음이라도 편하게 해 줄 걸 온통 언니생각뿐이었다. 

나에게 가장 소중한 것을 잃었는데 장례식조차 내 맘 데로 갈 수 없던 이 현실을 벗어나고 싶어 그해 일을 그만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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