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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신현정 May 04. 2022

고마운 토끼풀

50일 글쓰기 - 17

4학년 아이들과 공원으로 나무 그리기 산책을 갔다.


한 달만에 만난 나무와 반갑게 인사를 하려 했는데 이런, 가형이 나무 둘레에 노끈으로 울타리를 쳤다. 분수를 만드는 공사 중이란다.


"선생님, 어떡해요?"


가형이 특유의 애교 가득한 목소리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음...  하는 수 없지, 뭐. 일단 먼 곳에서 바라본 것부터 그려보자."


"예!"


한 부분은 가까이 가서 자세히 관찰하고 그려야 하는데...


"가형아, 그럼 확대한 그림은 생략하고 그냥 다음 달에 와서 그릴까?"


"네, 그런데 선생님. 다음 달에는 가까이 갈 수 있을까요?"


"그럼, 한 달 후에는 분수도 멋지게 만들어져 있을지도 모르지."



돌아오는 길, 아쉬운 마음은 반지와 팔찌 풀 세트로 날려버린다. 토끼풀 반지와 팔찌를 서로 만들어 끼워주니 마치 귀한 보석을 지닌 듯 마음이 그득하다. 토끼풀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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