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칠환 시인의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을 필사한 후 아이들과 함께 낭독했다.
'멈춤'
시인은 보도블록 틈에 핀 씀바귀 한 포기에 멈춘다.
또 육교 아래 봄볕에 탄 까만 얼굴로 도라지를 다듬는 할머니의 옆모습에 멈춘다.
그리고 언제나 나를 멈추게 한 힘으로 다시 걷는다고 굳건한 목소리를 들려준다.
'멈춤은 틈이다.'
멈춤은 시간을 내 편으로 가지고 와 잠시 틈을 만드는 일이다.
시간과 시간 사이 벌어진 틈에 머물면서 내 마음을 사로잡은 것들을 찬찬히 들여다보는 일이다.
그리고 사로 잡힌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울리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시간이다.
'나를 멈추게 하는 것들'
나는 온도에 반응하는 사람이다.
뜨겁게 분노하거나
차갑게 냉철하거나
혹은 따스하게 손을 내밀거나.
사람들에게서 온도가 느껴질 때 나는 멈추어 선다.
그 온도가 어디에서 비롯되었는지 생각하고 공감하려 애쓴다.
'내가 멈추어 선 곳들'
<송곳>에서 이르길
내가 멈추어 선 곳이 달라지면
바라보는 풍경도 달라진다고 했다.
부디 적절한 곳에서 멈추어 서길.
또한 다양한 곳에서 멈추어 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