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 글쓰기 - 21
그림책을 읽으며 어머니는 묻고 어린이는 대답하는 장면을 종종 마주친다. 대부분은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즐기는 모습이라 저절로 흐뭇한 미소를 짓게 된다. 하지만 간혹 답을 하지 못하는 아이들에게 어머님들이 손가락으로 그림을 짚어가며 정답을 알려주는 모습을 보기도 한다. 정답이 있을 리 없는데도 말이다.
아이들의 질문은 어떤 것이든 가치가 있다. 이미 그림책 속에서 자유롭게 상상의 나래를 펼치고 있으니 말이다. 오히려 어른들의 질문이 지나친 목적의식으로 고정되고 편향되기 일쑤다. 그림책 하브루타는 아이들의 질문으로 부모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며 두런두런 책을 읽는 과정이다. 아이들에게서 시작된 질문에 부모님의 생각을 답하고 꼬리를 무는 질문을 던져보자. 어른들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상상하고 창의적인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첨예하게 편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질문에 대답하며 더 깊은 질문을 얹어 마음을 주고받는 과정이 될 것이다.
이처럼 의구심을 갖고 질문을 던지는 것. 거기서 모든 변화가 시작된다. 아이들의 삶이 지적 호기심과 행동으로 가득 차길 바란다면 아이들이 질문하게 하면 된다. 그림책 <바람이 멈출 때>에서 아이는 세상 모든 것이 궁금하다. 묻고 또 묻고 비로소 납득이 되어 쌩긋 웃을 때까지 자신의 질문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다해 답하고 또 물어주는 부모님들께 따뜻하고 무한한 믿음을 갖게 될 것이다. 아이들이 열려있는 가능성의 세계에서 살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