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일 글쓰기 - 25
가만히 생각해보면
나는 무모하기 짝이 없다.
다른 사람들이 살아가는 대로 따라가도 될 터인데, 이 나이에도 계속 새로운 일을 쫒는다.
라디오에서 언젠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다.
마지막 눈을 감는 순간 자신에게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바로 그 점이 중요하다.
사람이 살아가는 일은 나름의 설명이 필요한 것.
아무리 모른척하려 해도
자기 자신에게는 설명할 수 있어야 하는 것.
차창 너머로 어둠이 내리고 불빛이 하나 둘 켜지는 저녁이면
카메라로 찍듯 하루를 돌아본다.
타오르는 촛불처럼, 나는 한 뼘의 어둠이라도 일렁이게 했던가.
파도를 피하는 것에만 급급해, 몸을 사릴 수는 없다.
하늘을 올려다보자 달이 웃는다. 괜찮다고. 내일이면 다시 또 무모해져도 된다고. 마음이 가는 대로 살아보라고.
가나다 순서로 첫 말을 넣어 쓴 글이다. 음운으로 쓰는 시. Alphabet Poem이라 부른다고 한다. 요즘 이런저런 일들이 산더미같이 쌓여있어 마음이 좀 고달팠다. 왜 굳이 이러고 살까? 익숙한 일들만 해도 되는데 굳이 새로운 일을 만드는 자신이 좀 피곤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어쩌겠나. 새로운 일을 향해 간질거리는 마음이 늘 바람을 일으키니 말이다. 글을 쓰고 보니 결국 다시 제자리다. 스프링은 튀어 올라야 스프링이다. 정체성을 버릴 수는 없다.
그래야 행복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