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장승재, 장승재 작가, 장승재 칼럼니스트, 장승재 강사
어색한 기류가 흐르는 대화의 물결에서 누군가는 참지 못하고 입을 뗀다.
상대는 아직 할 말이 더 남아 있지만 스스로 입을 꾹 다문다.
이런 대화는 주변에서 예삿일이다.
다가올 이야기의 기대보다 부작용으로 반감이 생기기 쉽다.
상대방의 말을 끝까지 귀를 기울이는 것은 겉보기에는 쉬워 보이지만 극강의 인내가 필요하다.
말하는 사람은 온전히 내 이야기를 들어주기를 희망한다.
그러다가 내용의 흐름상 서로 말하지 않는 틈은 발생한다.
하지만, 작은 공간을 상대방의 말이 끝났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그 부분은 다른 주제의 전환 국면이라고 간주하는 게 적절하다.
최근에 아파트 리모델링을 하고자 여러 군데 견적을 보았다.
비용은 모두 비슷했으나 약 100만정도 높게 책정된 곳이 있었다.
정신적 부담에 설명이 끝나기도 전에 전광석화처럼 결론을 말했다.
그러자 그는 말했다.
“두 곳의 견적서로부터 제시하는 금액보다 모두 등급이 하나 둘씩 높아 가격에 차이가 있습니다.
최대한 공장가로 맞추어서 타 업체와 동일한 가격에 상의를 드린 후에
공사를 진행하기 위해 방문하였습니다.”
“성급한 결론을 내려 죄송합니다.”
그 분의 말을 상세하게 듣지 않고 중간에 끊어 버린 경솔한 행동을 후회했다.
대화의 맥을 단절하여 기분이 상했음을 짐작했다.
이런 실수로부터 앞으로 자유로울 수 있도록 말의 내용,
표정과 태도도 살펴야 한다는 가르침을 얻었다.
마치 연인의 들뜬 표정을 보고자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하는 것처럼..
차분하게 다음 말을 기다려야 한다.
정적에 두려움으로 무턱대고 말하고 싶어도 참을 인을 세 번 이상 반복해서 그린다.
상대의 말에 예술을 대하는 진중한 자세를 가져보자.
듣기에 중심을 둘수록 소통의 깨달음은 훨씬 심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