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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쾌함이 시야를 가린다(삶의 이모저모 108화)

by 장승재, 장승재 작가, 장승재 칼럼니스트, 장승재 강사

by 장승재

목포로 2박 3일 여행을 갔다.

연말에는 우리 부부를 위한 위로하는 시간을 꼭 챙기려 한다.

한해를 마무리하는 기분으로 정성이 들어간 맛집을 수소문하여 찾아간다.

정갈히 놓인 밥상을 받는 순간 스스로를 대접하는 기분이 들어 황홀했다.

게살비빔밥, 육회낙지, 유명 빵집에서 샌드위치를 사먹으며 소중한 시간을 보냈다.


마지막 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급체했다.

속이 답답하고 어지럽고 열까지 있었다.

갑작스러운 불청객과의 만남에 몸과 마음이 지쳤다.

어쩌면 급체의 원인은 나에게 있었다.

위가 좋지 않아서 과식은 금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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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잠시 후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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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의 추억에서 99%가 좋아도 잠시 1%만 기분 나쁘게 했더라도

우리는 짜증났던 일부를 기억한다.

좋았던 순간보다 나를 힘들게 한 상념이 추억의 좋고 나쁨을 결정하는 잣대가 된다.

그러한 판단이 반복될수록 삶을 어둡게 드리우는 첩경이다.



정신을 다잡고 다짐했다.

제철 음식을 신선하게 먹고, 설거지 하지 않아도 되는 10첩 밥상에 호사를 누렸음을....

좋은 기억을 살리고자 노력하는 일만으로도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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