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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승재 Feb 03. 2021

칠전팔기, 강사가 되다.(N잡러 와글와글 2화)

지방으로 내려오고 직장생활을 하면서 강의와는 잠시 소원해졌다. 공휴일이 있어도 주기적으로 강의를 하였지만 여러 가지 핑계로 미루는 날이 많아졌다. 

                        


가슴 깊숙한 심원에서 재기를  노리고 싶다는 욕구가 불끈불끈 하였다. 

그래서 회사 근처 대학교 평생교육원에서 주특기를 살려 강사로 지원하였다. 

원서만 내면 잘 될 거라는 무모한 자신감이 충만했다.     


하지만 약속한 날이 지나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누구보다 잘할 수 있었기에 실망감도 컸다. 

하루 이틀이 지나자 시름에 빠진 내 모습이 한심해, 이겨내고 싶었다.

 타학교 평생교육원 10곳에 동일 과목 강사 이력을 꼼꼼하게 살펴보았다. 

공통적으로 강사는 공공기관에서 일정한 강의 경력이 있었다.      



하지만, 현재 진행중인 강좌도 없고, 충분히 대중들의 관심을 끌 수 있는 

주제이기에 담당자의 선택을 받을 때 까지 시도하자는 게 노림수였다. 

2년 동안 무려 8번 보냈다. 2018년 5월에는 

마지막 심정으로 이메일에 진심을 담아서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냈다.   

   

퇴근하고 별 기대 없이 일상을 보냈다. 그때 대표번호 04X-OOOO-OOOO 걸려온 전화가 울렸다. 

가슴이 쿵쾅쿵쾅 갑자기 뛰기 시작하였다. 담당자는 담담하게 합격 소식을 전하였다. 

그리고 향후 진행되는 계획을 알렸다. 마침내 손꼽아 기다리던 

내 이름을 내건 스피치 강사로 뛸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 것이다.  

                  


 

단편적인 강의(2시간~3시간)에서 8주, 15주 강의를 해야 했다. 

막중한 책임감에 부담스럽기도 하였으나, 수강생과 길게 호흡하고 

값진 배움의 가치를 새삼 많이 느껴서 행복했다. 7전 8기로 포기하지 않고 진심을 전하고 싶다는 

희망이라는 단어를 굳게 믿고 실천하였기에 강사로 살아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 


    

강사가 된다는 건 무척 행복한 일이다. 내 철학과 삶의 방식을 전파하고 나누면서 더욱 단단하게 정교해진다. 강사는 결코 자랑하라고 무대가 마련되어 청중이 귀를 기울이는 게 아니다. 쌍방향으로 소통하는 데에 방점을 두어야 한다.      

                    


올해는 기쁜 일이 있다. 3월부터는 다른 한 곳에도 내 이야기를 전달할 수 있는 강좌가 개설된다. 

만약에, 그때 푸념하고 포기했다면 현재의 내 모습은 상상도 못한다.      



나처럼 말이다. 누구나 본캐를 넘어서 부캐를 할 수 있다. 

끊임없이 낚시대를 놓지 않고 기다린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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