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국 내비게이션의 진가에 놀랍다.
집콕 생활에 따분함을 느껴 평소 가고 싶었던 곳에 목적지를 두고 여행한다.
항상 갈 때마다 네비게이션에서 나오는 음성을 매우 잘 따르는 편이다.
모르는 길은 철썩 같이 믿고 작은 목소리도 귀담아 듣는다.
여행의 8할 이상은 이 친구 덕분이다.
그런데 가끔 아는 길에 이르면 갈등이 스멀스멀 피어오른다.
‘이 길은 분명 밀리는데...’ 라고 짐작했건만
어느덧 그의 말에 세뇌당해 그의 말을 하는 수 없이 따른다.
불길한 예감은 비껴가지 않고 적중한다.
예상대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차랑의 행렬로 한숨과 후회가 밀려오지만 푸념하기에 늦었다.
우리는 신념에 따라 본인만의 길을 만들어가지만
사회적인 여론이나 지위에 놓인 분들의 의견을 표현하지 못하고 받아들여야 하는 순간이 많다.
하기 싫은 일이고 소신에도 맞지 않았다.
선택의 기로에 놓인다. “그때 꼭 이 말은 할 걸 그랬어..”라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려 하나 현실은 정반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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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매번 참는 존재로 남아야 할까?
친구들과 어울리기 시작하는 유년시절부터 본인의 선택은 온전히 본인만의 것은 아니었다.
누구나 선택을 강요받고 자책하고 후회한다.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일을 보며 한탄하고,
내 마음을 피곤하고 지치게 하였다.
이때부터 선택의 순간에 무심코 타인의 결정에 따르기보다
후회가 덜 밀려올 항목을 택하였다. 늦고 정확하지 않더라도,
최종 결정에 이르지 않더라도 나다운 선택이라 내심 기뻤다.
지나고 보면 우리는 언제나 후회를 한다.
반복되는 후회라면 나의 가능성을 존중하고 기다려주면 어떨까?
내가 바라는 삶으로 조금씩 가까워지는 기분이 들 것이다.
내 인생의 항해를 선장으로 진두지휘 하는 삶이 당신이 원하는 삶이다.
나의 자존감을 지켜줄 울타리는 그렇게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