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쉽 원칙? 커뮤니케이션 원칙?
넷플릭스의 규칙없음이나 아마존의 순서파괴 같은 책들을 읽으면, 그 회사의 리더십 원칙이나 그 회사가 어떤 기조를 가지고 업무를 하게 되는지 잘 나와 있습니다.
그런 것들을 보통 리더십 원칙이라고 해서 회사 내에서 지켜야 할 몇 가지 원칙들을 정해 놓고 그에 맞게 커뮤니케이션을 하거나 업무를 진행하는 가이드로 많이 삼습니다.
이런 리더십 원칙이 생기게 된 배경을 가만히 고민해 보면
우선 스타트업이나 처음 회사가 시작되었을 당시에는 회사내에 사람들도 많지 않고 창업 멤버간의 유대감이 남다릅니다. 그리고 늘 함께 업무를 진행하다보니 서로 업무 스타일에 대한 이해도도 높고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최적의 업무 환경이나 원칙을 다듬는 것에 문제가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 회사가 잘되고 서비스가 잘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이제 인력을 충원해야 할 시점이 오지요. 서비스가 잘되는 만큼 회사에 사람들이 늘어나게 되고, 어느 순간부터 새로 입사하는 사람들이 창업자나 창업 멤버와 만나는 것이 점점 힘들어집니다.
그럼 창업멤버간에 결정된 사항을 중간에 전달해 주는 사람이 생기게 되고, 그 사이에서 의견을 전달하고 받아들이는 것에서 오해가 착각이 생겨나게 됩니다. 그러면서 회사내의 커뮤니케이션 코스트가 들어가게 됩니다. 이는 물론 새로 들어온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이러나 커뮤니케이션 자체를 명확하게 전달해 주려는 의지의 문제도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의중을 명확하게 얘기하는 것을 의도적이든 아니든 잘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꼭 그런 경우가 아니더라도 본인이 의도한 바와 다르게 내 말을 해석하고 이해하는 경우는 실생활에서도 수없이 많이 보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커뮤니케이션 상의 문제들로 인해서 의사 결정권자들이 원하는 결과물과 실제 작업자들의 작업물의 차이가 생겨나게 됩니다. 이러한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 들이는 또다른 커뮤니케이션 비용이 다시 발생하고 이러한 문제가 쌓이다 보면 이에 대한 문제 의식이 생기게 되고 결국은 리더쉽 원칙이라는 기준을 만들어서 거기에 맞게 sync를 하고 업무를 진행하게 되는 문화가 생겨나게 됩니다. 이러한 고민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도 리더쉽 원칙은 어느 회사에서나 존재합니다. 새로 부임한 CEO의 기준이라던지 그 시대의 패러다임이나 트렌드에 맞는 리더쉽 원칙을 정한다던지 하는 원칙들이 생겨나기 일쑤입니다. 그렇게 될 경우 다음과 같은 패턴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리더쉽 원칙이 있고 이에 대한 sync가 잘 이루어지는 조직 문화
리더쉽 원칙이 있지만, 유명 무실한 조직 뭔화
리더쉽 원칙 자체가 부재한 곳.
제 경험상 의외로 많았던 회사들이 바로 2번이었습니다. 리더쉽 원칙을 만들긴 했지만 사실 제가 생각하는 리더쉽 원칙이라는 것은 조직간에 업무를 어떻게 하는지, 그 업무를 어떻게 할지에 대한 SYNC의 문제인데, 이 보다는 현재 유행하고 있는 트렌드 적인 단어들을 몇 가지 늘어 놓고 이게 우리의 리더쉽 원칙이라고 하는 곳들이 많았거든요. 어떻게 보면 철학의 부재라고도 볼 수 있구요. 대표의 생각이나 마인드가 애자일이나 Lean과는 전혀 다른데, 최근에 유행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방법론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던지, 이러면 결국에는 리더쉽 원칙을 만들어도 그래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유명무실한 결과가 나기 마련이고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해 주지 못하게 됩니다.
이런 관점에서 어떠한 리더쉽 원칙을 어떻게 세워야할지에 대한 고민을 하다가, 생각해보니 리더쉽 원칙의 근간은 나와 팀원들간의 일하는 방법에서 나온 문제인데, 팀원들과 일하는 방법에 문제가 없다면 굳이 리더쉽 원칙이라는게 필요가 없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를테면 팀원들이 일하는 방식과 내가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 다른 부분을 인정하고 맞춰 나갈 수 있는 시간을 많이 들이게 된다면 굳이 리더쉽 원칙이라는 거창한 문구 없이도 업무를 진행하는 것에 있어서 문제가 없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금 조직 자체가 그렇게 큰 규모가 아니기도 하고 한 명 한 명과 소통하면서 싱크를 맞추는 데 있어서 큰 문제는 없기 때문에 더더욱 이런 생각이 들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생각을 해보면 저는 팀원들이 저의 원칙에 맞게 일하는 것 보다는 자신만의 원칙을 발견하는게 더 옳다고 믿는 편입니다. 회사가 아닌 제 리더쉽 원칙은 어차피 저라는 사람의 특성에 맞춰져 있는 것이고, 팀원들 개개인의 특성과 성격이 있기 때문에 각자 그에 맞는 리더쉽 원칙을 만들어 가는 것이 더 중요하고, 저는 그것을 써포트 해주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구요. 그래서 굳이 지금 상황에 맞지 않는 리더쉽 원칙을 만들기 보다는 다른 식의 Rule을 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커뮤니케이션 원칙입니다.
실제로 업무를 하면서 꽤 열려있는 소통을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각자 고민하는 것을 완벽하게 말해주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 측면에서 어떤 상황에서 나와 커뮤니케이션을 하면 좋을지, 내가 말하는 의도가 어떤 것인지 등에 대해서 조금 설명을 해주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을 했고, 이에 정리를 하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원칙입니다. 이를테면 “아 이 화면을 이렇게 풀어도 되나, 좀 걸리는 데 죽순하고 얘기를 해야 하나? 그래도 내가 좀만 더 보면 풀릴거 같은데… 죽순 지금 바븐 거 같기도 하고…”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행동하면 좋을지에 대한 방법이죠. 쉽게 얘기하면 어떻게 하면 저에게 부탁이나 요청을 잘할 수 있을 것인가 / 내가 하는 말을 곡해 없이 들었으면 좋겠다. 이 두 가지를 조합한 것이 커뮤니케이션 원칙입니다.
쓰다 보니 조금 길어졌네요. 자세한 내용은 다음주에 이어서 이어서 적을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