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 체중이 되어서 돌아와야겠네요~
급식과 헤어질 결심을 브런치에 열심히 썼다. 쓰면 살이 진짜 빠질 것 같은 기대로. 지금 보니 주저리 주저리 할 말도 뭐 그리 많은지. 온라인으로 읽기엔 다소 긴 글을 과연 누가 끝까지 읽었을까 싶다. 자꾸 글을 쓰다 보면 장황하게 말을 늘어놓다가 할 말은 뒤에 찔끔 흘리는 수준이라 방식을 바꿔야 된다 하는데도 습관이 잘 고쳐지지 않는다. 아직 갈 길이 멀었다는 뜻이다. 어찌 되었든~~~
오늘과 내일이면 맛있는 급식과 정말 작별이다. 그나마 첫사랑과 달리, 맘만 먹고 영양사 선생님께 말씀드리면 언제든 다시 만날 수 있으니 다행이다.
괜스레 오늘 점심은 더, 더 맛있었다. 평소 빨리 먹는 편인데 꼭꼭 씹어 천천히 맛을 음미하며 먹었다. 급식 메뉴 중에 싫어하는 축에 속하는 탄두리 치킨도 천천히 맛을 느끼며 먹으니 먹을만했다. 당분간은 맛있는 급식을 못 먹는다는 아쉬움에 천천히 먹으며 시끄러운 급식실에 다른 날보다 오래 머물렀다. 식판마저 고급 식기 같아 보인다.
오전에 메인에 '급식과 헤어질 결심'이 떴다. 월요일을 지나 3일 만에 또 한 편의 글을 올려주니 고마울 따름이다. 글의 훌륭함과 모자람을 떠나 일단 메인에 뜨면 뭔가 이룬 것 같은 말도 안 되는 설렘에 기분이 좋은 건 사실이다. 글 내용이나 수준을 생각하면 살짝 부끄럽기도 하지만, 기분이 좋았으니 보약 한 첩은 먹은 셈이라 생각한다.
그렇게 확인을 하고 상담주간이라 바빠서 폰을 볼 겨를이 없었다. 애들 하교시키고 바로 상담을 시작해서 퇴근까지 7분의 상담을 마쳤다. 아침에 메인에 오른 걸 보고 기분이 좋았는지 엄마들과의 대화도 기분 좋게 서로 공감하며 응원하며 마무리되었다.
그러고 나서 퇴근하는 차에서, 병원에서, 지금 글을 쓰는 중에 알람이 자꾸 온다. 메인에 '급식과 헤어질 결심' 포함 6번 올랐는데 조회수는 생각보다 팡 터지진 않았는데 이 글이 조회수가 젤 많고 단기간에 올라간다.
아. 큰일 났다. '브런치'도 모자라 '다음'까지 내 다이어트를 공식화시키는구나.
난 빼도 박도 못하게 정말 다이어트를 시작해야 되며 급식과는 단단히 이별해야 된다.
나의 마지못해 하는 이별을 이렇게 격하게 반기는 다음에게 감사해야겠지?
끝까지 읽든, 읽다가 치웠든, 읽어주신 수많은 분들에게도 보이지 않는 약속을 한 것이니 다이어트는 이제 공식화되었다.
이번엔 정말 성공할 모양이다. 이렇게 온라인까지 다이어트를 밀어주는 것을 보면.
열심히 섭취 열량을 줄이고, 땀 빠지도록 운동해서 기대에 부응하는 모습으로 바뀌길 기대해 본다.
왠지 반은 온 것 같은 이 느낌은 뭔가. 아직 제자리인 몸무게 앞에서.
외모도 중요하지만 건강을 위한 다이어트.
정 못 끊는 이선생.
급식과의 정을 끊고 뒤돌아보지 않으리라.
질척대며 미련을 남기지 않으리라. 눈물도 안 흘리리라.
100만 뷰, 몇 십만 뷰에 비하면 턱도 못 미치는 조회수지만 분 단위로 달라져 있는 조회수에 깜짝깜짝 놀라겠다. 체하겠다. 대체 다음이 나에게 뭘 하고 있는 것이여.
역시 먹는 건 인간사에서 중요한 것이야. 이렇게 통하는 걸 보면.
(담엔 김밥 글도 한 번 써보기로)
사진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