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내가 리콜해야 될 엄마인지도 모른다.)
오 년 일기장은 이미 다 써버렸지만, 크리스마스 때마다 늘 내 걱정이 다라는 사실이 조금 부끄럽기도 하다. 올해는 삼일 연휴라 학기말 정신없음에 잠깐 쉼표를 찍어서 좋았는데, 아들에게 삼일 제발 조용히 지내자고 부탁했는데 그 정적을 깨뜨린 건 나였다. 나이가 먹는다고 지혜가 느는 것은 아님을 나이가 먹는다고 어른이 되는 것은 아님을 끊임없이 생각하고 마음을 닦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을 또 한 번 느낀 연휴였다.
내년 크리스마스에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기를 바라본다.
2023년 12월 25일
크리스마스 연휴가 3일이나 되어서 쉴 수 있단 생각에 너무 기쁜 금요일이었다.
리본을 예쁘게 맨 선물은 못 받는 나이지만(사실 받아본 적도 없지만 어른이 되어서는 내가 번 돈으로 나에게 선물을 주고 있다.)
스스로에게 선물을 줄 수 있는 나이가 되어서 좋고
마음이 지쳤는데 쉴 수 있어서 아무것도 안 하고 쉬면서 가족들과 평화롭게 보내고 싶었는데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해서 가족들까지 불편하게 만들어버렸다.
산타 할배는 내 행동을 보면 절대 선물을 못 주시리라. 내 머릿속 스크린 속을 지나가는 어제의 영상은 부끄럽기 그지 없다.
마음이 철든 어른이 되겠다고 아마 죽을 때까지 다짐만 하다 끝날지도 모르겠다. 다짐이 현실이 되어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