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들어 예술에 대한 인기가 엄청나다. 한국 미술 시장이 한국에서만 머무르는 것이 아닌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과거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미술 시장이 상류 계층을 위한 전유물로 생각되었지만, 요즘 들어 한국 미술시장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과 관심이 더 가까워졌다. 그래서일까. 사람들은 본인이 좋아하는 작가의 전시 정보를 찾아보며, 전시를 보기위해 개인 갤러리를 많이 찾는다.
"아... 너무 좋아하는 작가님 작품을 보러 갔다가 갤러리 대응에 기분이 상했어요..."
"좋아하는 작가님 전시회를 갔다가 작품도 좋았지만, 갤러리에 한번 더 반했어요."
우리는 갤러리를 방문하며 OO 갤러리에서 너무 기분 좋은 감정을 받다가도, OO 갤러리에서는 실망스러운 갤러리 측 대응에 고개를 흔들며 나오기도 했다. 그렇게 일반 대중에게 갤러리의 첫인상은 갤러리에 연관된 SNS 등 모든 접점과 소통하기로 마음먹은 30초 안에 결정된다.
갤러리 관장님이
그 갤러리의 모든 것은 아니다.
많은 컬렉터들은 본인과 잘 맞는 갤러리가 존재한다. 그 갤러리 관장님과 유대관계를 맺으면서 본인만의 작품 컬렉팅에 대한 이해의 확장을 시켜나가기도 한다. 그렇듯 갤러리의 관장님은 그 갤러리의 방향성과 이미지를 결정하는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한다.
컬렉터들은 본인의 작품 취향과 맞는 갤러리가 있다면 그 갤러리의 관장님과의 유대관계를 맺기 위해 노력하고, 그 노력이 좋은 상호작용을 낼 경우에는 해당 갤러리의 VIP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 대중들이 일반 갤러리와 처음 소통을 할 경우 만나는 사람이 그 갤러리의 관장님일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일반 컬렉터들은 갤러리 소속 직원분들에게 전시 및 작품에 대한 문의를 하며 그 갤러리와 첫 유대감을 쌓게 된다. 그래서 갤러리 직원분들의 행동 하나하나는 갤러리 이미지의 큰 부분을 차지하게 된다.
1) 인보이스 안에 작품 사진이 내가 컬렉팅 한 그림과 다를 경우
2) 작품을 컬렉팅 하며 기본적으로 설명되어야 제반사항들이 제대로 설명되지 않은 경우
3) 작품과 함께 도착한 작품 확인서에 작가 이름에 오타가 생긴 경우
4) 다시 보내주신 작품 확인서가 구겨진 채로 오는 경우
5) 컬렉팅 한 작품 배송 날짜 확정 등의 과정 속에서 오는 미숙함
위의 5가지 사례는 과거 컬렉팅을 진행했던 갤러리에거 내가 겪었던 일이다. 사소한 실수가 계속해서 이어질 경우, 나에게 그 실수는 갤러리의 부정적인 이미지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갤러리 관장님은 그런 것들을 알지 못하시는 것 같았다. 그런 과정들 속에서 나는 갤러리 관장님은 갤러리의 모든 것은 아님을 깨달았다.
전속 작가가 된다는 건
갤러리, 작가 모두에게 신중하다.
초기 신진작가들에게 본인의 이름을 건 개인전을 여는 것은 꿈만 같은 일이다. 소위 뜨는 작가들의 경우 한 갤러리의 전속 작가가 되기 전에, 여러 일반 갤러리에서 전시를 하며 본인과 합이 맞는 갤러리를 확인하기도 한다. 그러다 본인과 궁합이 맞는 갤러리를 발견할 경우, 해당 갤러리의 전속 작가가 되기도 한다.
작가님의 작품 분위기와 갤러리의 이미지가 부합했을 때의 시너지는 실로 엄청나다. 작가의 입장에서 본인의 개인전을 여는 갤러리가 어떤 갤러리인지는 본인의 작품을 대중들에게 소개하는 입장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전속이 아닌 작가님에게도 갤러리 선택이 이리도 중요한데, 한 갤러리의 전속작가는 오죽할까.
"작가님 작품을 보러 갔다가, 갤러리의 대응에 더 감동받고 왔어요. 작가님 작품 전시를 보는 그 시간이 너무 행복했답니다."
최근 방문했던 '김리아갤러리'는 '이지은 작가님'의 작품과 갤러리의 시너지를 완벽하게 체험했던 공간 중 한 곳이었다. 좋은 작품과 좋은 공간이 만나면 이렇게 큰 울림을 줄 수 있구나를 몸소 느낄 수 있었다. 이렇게 작가님들은 이런 반응을 이끌어내는 갤러리를, 갤러리는 본인들이 추구하는 갤러리의 방향성과 맞는 작가님들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그래서일까. 한 갤러리의 전속 작가가 된다는 건 두 주체에게 있어 모두 신중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