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나에게 큰 시련이 다가왔다. 내가 가장 따르던 나의 사수가 다른 부서로 Call을 받은 것이다. 회사 내에서 인사명령은 문서로 전사 공지되기 전까지 그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라, 나의 사수는 인사명령이 날 때까지 주변에 본인의 거취 표명에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애썼다. 그런 나의 사수의 모습을 보며, 지금의 팀을 떠날 때까지 '배울 것이 정말 많은 선배님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타 부서로의 인사명령이 그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장이었지만, 나에게는 눈앞이 막막해지는 일이기도 했다.
사수의 인사이동은
나에게는 위기이자 기회
내가 따르던 사수의 인사이동은 나에게 위기이기도 했지만, 또 한편 나에게는 새로운 기회이기도 했다. 당시에 이 사건이 기회로 여겨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렸지만, 나는 빠른 시일 내에 사수가 하던 업무에 빠르게 익숙해져야만 했다.
내가 속한 곳은 개인보다 팀이 함께하는 업무가 많은 조직이었다. 선배의 인사이동으로 주로 일의 Back-up을 많이 했던 나는 갑자기 일을 기획하고 추진하는 role를 맡게 되었다. 기존에 사수가 쌓아왔던 만큼의 역량에는 못 미치지만, 나만의 스타일로 조금씩 업무를 하기 시작했다.
처음 3개월은 너무도 벅찬 마음에 퇴근 때마다 '잡코리아, 사람인'을 습관적으로 누르고 있는 나 자신을 확인했다. 막내가 하는 일부터, 선배가 하는 일까지 모두 내 몫이 되고 나니 업무의 중압감은 더욱 컸다. 게다가 리멤버 커리어에 내 이력을 올려놓으니 헤드헌팅 회사에서 이직 권유 전화 및 문자가 생각보다 많이 왔다. 중간중간 혹하는 제안이 있긴 했지만, 그럴 때마다 과거보다 많아진 현재의 role을 보며 "다른 곳에 가면 이런 role의 일을 주체적으로 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그리고 이직을 한다 하더라도 현재 자리에서 하는 업무를 제대로 배울 수 없을 것이란 결론이 나왔다.
"그래! 이 회사에서 배울 수 있는 경험은 다 해봐야 후회가 없겠구나!"
그렇게 어느덧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고, 1년 전만 하더라도 버겁던 업무들이 어느새 익숙해져 버린 내 모습을 발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