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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해 Feb 24. 2022

결과를 내지 않는 글쓰기


생각나는 대로

의식의 흐름대로


누군가 내 글을 읽고 씩 웃는다면 나는 그걸로 오늘 하루 보람을 느낀다. 나는 보통 나의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쓴다. 생각나는 대로 쓰다가 생각이 나지 않으면 글 쓰는 것을 잠시 멈춘다. 그러다 다시 생각이 나면 키보드에 손을 올린다. 그렇게 나는 의식의 흐름대로 글을 쓰려고 노력한다. 머리가 내 의식을 지배하게 될 때 나의 생각이 진실되지 않게 글로 표현된다. 진실되지 않는 글은 상대방의 마음을 이해하기 어렵다.


사람들은 때론 정확한 형식이 있는 글을 선호한다. 특히 SNS에는 저장하거나 스크랩하는 기능이 있는데, 결과가 있는 글은 사람들이 나중에 다시 보려고 저장하거나 스크랩을 한다. 하지만 보통은 스크랩한 글을 다시 보는 경우는 드물다. 정보 수집이라고나 할까. 스크랩이나 저장 수로 계정의 인기도가 결정 나다 보니 순간 '나도 딱 떨어지는 글을 써야 하나?'라고 고민이 되었다.


최우 작가님 작품


 


결과를 내지 않는

글쓰기가 좋아.


회사를 다녀와서 느꼈던 글들이 어느 정도 또 모여 회사와 관련된 두 번째 브런치북을 엮었다. 그 이름은 '회사가기싫어!'다. 두 번째 브런치북인 '회사가기싫어'의 소개글은 정말 생각나는 대로, 의식의 흐름대로 작성했다. 브런치북을 발간하고 난 후, 누나에게 연락이 왔다.


"동생아, 너 글은 어떻게 해야 한다는 주장이 없어서 좋아."


브런치북 '회사가기싫어' 소개글


회사에서는 매번 결과만을 물어본다. '그래서 결론이 뭐야?'라는 식. 우리는 하루의 24시간 중 절반 이상을 결론을 찾느라 너무 바쁘다. 나도 모르게 과정보다는 결론을 어떻게 깔끔하게 맺을지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있다. 지친 내 마음이 위로를 받으려면 결과가 중요한 것이 아닌데도 말이다. 그래서 나는 결과가 나와있지 않는 에세이를 즐겨 읽는다.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는 에세이를 읽다 보면, 긴장되어 있는 내 마음이 조금 누그러진다. 하루 내내 사회생활을 하며 지친 내 마음을 풀어줄 한 문장만 우리가 만나도 내일을 살아낼 힘을 얻지 않을까. 나도 누군가에게 그 한 문장을 선물해주는 사람이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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