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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를 세상에 꺼내 준다면.

일랑일랑이는 어느 봄날.

by 초록해

갤러리와 작가의

선한 영향력


좋은 작가에게 좋은 갤러리는 작가의 역량을 높여주는 촉진제와 같다. 2월 말 우리 부부는 김리아갤러리에서 열렸던 김정아 작가님의 <일랑일랑>을 보고 왔다. 그리고 작가님과 관장님은 각자 다른 매체를 통해 같은 말을 하셨다.


"혼자 그림만 그리고 있던 저를 꺼내 전시를 열어주신 김리아갤러리에 감사하다"


누군가 나의 잠재력을 인정해주고, 그런 내가 세상과 소통할 수 있게 도와준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다. 그렇게 작가님은 <일랑일랑>이라는 주제로 2월 말~3월 초 따뜻한 봄날, 일랑이는 아지랑이처럼 하늘로 피어올랐다.


KakaoTalk_20220301_194209311_19.jpg 김정아 작가



그녀 작품은 솔직하고,

자연과 가까이에 있다.


그녀의 작품에는 사람들에게 팔릴 만한 캐릭터가 존재하지 않았다. 하지만 캐릭터 대신 그녀의 작품 안에는 작가님의 솔직한 감정과, 직접 눈으로 보고 느낀 자연이 함께 녹아있었다.


그림 안에 또 다른 그림이 존재했다. 한 그림 안에 또 다른 이야기가 있었고, 그 이야기를 보고 있다가 잠깐 고개를 돌리면 작품 속에 또 다른 이야기가 존재했다. 그렇게 한 캐릭터로 정의하기엔 너무 아쉬웠다. 그리고 생각했다.


'이래서 인스타에 보는 작품과 실제로 가서 보는 작품이 이렇게 다르구나! 작품은 직접 봐야 하구나!'


KakaoTalk_20220301_194209311_20.jpg 김정아 작가, <습지에서> 2022_캔버스에 제소, 아크릴, 유채물감_145x112cm


비슷한 나이대의 이런 작가들의 작품을 보는 것은 행복하다.

나와 비슷한 또래들이 세상에 물들어 내가 세상인지, 세상인 나인지 구분하고 있지 못할 때, 그 작품을 보면서 나를 돌아볼 수 있게 하니까 말이다.


최근 MZ세대들이 자산 투자를 위해 미술 작품을 구매하고 있다는 신문기사를 봤다. 이 세대들이 실제 투자하고 있는 것은 미술 작품이 아니라, 이해받지 못하는 그들의 마음을 작품을 통해 위로받기 위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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