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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해 Jul 31. 2019

퇴사 사유? 그게 내 발목을 잡다니

내 이마에 찍힌 '대기업 퇴사자' 낙인

그렇게 나는 2개의 서류를 패스했다.

그런데 막 대학을 졸업한  취업을 준비할 때와는 뭔가 달랐다. 서류 합격의 숫자를 비교해봐도 당장 나를 원하는 곳이 더 적어졌음을 바로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나는 공기업 1곳, 대기업 1곳의 면접을 준비했다.

2년 전 취준 경험이 있던 나는 이번 면접도 그때의 자료를 뒤적이며 준비를 시작다. 하지만 밤낮을 준비해도 해결되지 않는 난코스를 발견했다.


"퇴사 사유"

이력서를 쓸 때 '1년 3개월 간의 대기업 이력을 뺄까?' 하고 고민했던 달 전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때도 난 차라리 공백을 설명하는 것보다 퇴사 사유를 설명하는 게 더 낫겠다 싶어 전 회사 경력을 썼다.


하지만 면접을 준비하며 오히려 이 부분이 큰 독이 됨을 깨달았다. 아무리 좋은 말로 포장을 해도 포장이 되지 않는 퇴사 사유에 대한 물음표를 들고서 공기업 면접 현장으로 향했다.


(딸깍)

"안녕하십니까! ---회사에 지원한 ---입니다"

그들은 내 이력서를 확인한다.


그리고 돌아오는 한 마디

"전 회사가 좋은 대기업이었던 것 같은데, 그 쪽에서는 어떤 일을 했었고 왜 퇴사했어요?"

(벌써 표정으로 나에 대해 '대기업 퇴사자'라는 낙인을 찍어 놓은 채)


잠시 후, 나는 1초 만에 생긴 나의 퇴사자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서 10분 넘게 설명을 해도 처음 그 이미지가 변하지 않음을 깨달았다.

내가 스티브 잡스면 또 몰라..

자유로운미친자라고.

게다가 말 더듬이라 낙인을 바꾸지 못해..


결국 퇴사 사유에 대해 그들을 설득시키지 못한 나는 보기 좋게 공기업 최종면접에서 '똑' 하고 떨어졌다.


그렇게 나는 퇴사 사유를 그들에게 납득시킬 생각을 머릿속에서 지워버렸다.

내가 감독관을 설득시킬 노력을 해도, 어차피 그들 머릿속에 있는 '대기업 퇴사자'에 대한 이미지는 이미 너무 강했다.

그래서 그랬을까?

나는 깨달았다. 내 노력이 소용이 없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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