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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해 Aug 01. 2019

면접관님, 도대체 합격 기준이 뭡니까?

면접관도 지원자 만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

그렇게 나는 공기업 면접에서 보기 좋게 떨어졌다.

그리고 한 개 더 남은 대기업 면접 준비를 시작했다.


"면접관님, 도대체 합격 기준이 뭡니까?"

면접을 준비하면서 면접관을 만나 물어보고 싶은 말이었다.

내 주변에는 아는 면접관이 한 명도 없는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

그 놈의 합격 기준만 알면 그에 맞춰서 준비를 할 텐데, 그걸 모르니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랄까?


(딸깍)

"안녕하십니까! --- 회사에 지원한 ---입니다."

시작됐다.


"--씨, 대학 다닐 때는 어떤 경험을 했나요?"

"제가 대학시절에는 연극동아리에서 활동했습니다. 그곳에서 저는 협동심과.... (블라블라) 제가 이 회사에 입사하게 된다면 제가 연극동아리에서 경험하고 익혔던 적극성을 바탕으로 이 조직에서 도움이 되는 신입사원이 되겠습니다"

"--씨, 이런 면접을 몇 번이나 봤어요?"

"네? 한 3~4번 정도 봤습니다."

"--씨는 지금 대답하고, 말하는 방법이 지금 잘못됐어요. 나중에 다른 회사 면접을 보더라도 이러저러한 말하는 방법은 고쳐야 될 거예요. 이렇게하면 회사 면접에서 합격할 수가 없어요."


내 옆에 같이 면접을 들어간 지원자를 대하는 면접관의 태도를 보고 '뭐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면접관의 표정과 말투는 지원자를 무시하는 것 같이 느껴졌다.

아무리 뽑는 사람과 뽑히고 싶은 사람이라는 갑과 을의 위치지만 서로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가 어긋났다는 기분이 강하게 들었다.


그렇게 면접을 마쳤다. 그리고 생각했다.

'면접관도 지원자를 만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을.

최소한 면접관도 면접을 들어오기 5분 전 실시되는 '면접 진행 오리엔테이션' 이전에 실제적인 면접관 교육이 매우 필요해 보였다. 면접관 그 자체가 그 회사의 대표적인 이미지인데, 취업준비생이 그 회사를 들어가기 위해 준비를 하듯, 면접관도 회사를 지원하는 사람을 뽑을 기본적인 준비는 해야 하지 않을까?


지원자 들어오고 나서 이력서를 읽는 행동.

갑의 태도로 무시하는 표정과 말투.

조언으로 포장된 기분 나쁜 지적질.


면접은 3가지 종류로 되어 있었다.

'직무면접 - 인성면접 - 글쓰기 테스트'

첫 면접부터 면접관의 태도에 한 방 먹은 나는

면접 대기실에 신입사원의 패기를 내팽겨둔 채 나머지 면접 및 글쓰기 테스트를 진행했다.

오전 8시부터 시작된 면접 과정은 12시간 되어서야 끝이 났다.


그리고 회사를 나오면서 생각했다.

"이 회사는 합격해도 오지 말아야지"


그리고 일주일 뒤 문자가 왔다.

'합격자 발표가 되었으니, 홈페이지에 합격여부를 확인해주세요'

또 매번 확인하는 합격여부지만 또 이게 뭐라고 가슴이 콩닥콩닥한다.

아이디 누르고 한 번 숨 고르고, 비번 누르고 한 번 숨 고르고,

(눈을 찔끔 감고 뜨며 확인)

"금번에는 귀하와 함께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매번 이런 구구절절한 미안하다는 문구를 볼 때마다 차라리 "불합격" 이렇게 써놓으면 오히려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쨋든 떨어졌으니 이제 더 이상 붙은 자소서도 없고, 다음 시즌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다음 날부터 다시 집 앞 도서관으로 출근을 시작했다


그렇게 다시 시작된 도서관 출근 3일째 오후 2시.

02 지역번호로 한 통의 전화가 들어왔다.

(받아... 말아...) 서울에 아는 사람 없는데..

"네~ 여보세요. --- 전화입니다."

"안녕하세요~ 며칠 전에 면접 보셨던 ---회사인데요. 신입사원 공채에 추가 합격하셨습니다. 다음 주부터 바로 신입사원 교육이 시작되는데 혹시 가능하세요?"


(아.... 무슨 놈의 추가 합격도 있나.)

"아 진짜요? 너무 감사합니다. 당연히 가야죠"

"입사 관련한 서류는 메일과 문자로 보내드리겠습니다. 다음 주에 뵐게요!"

"네! 정말 감사합니다"


아... 면접관 때문에 저 회사는 안 가려고 했는데...

그렇게 우선 긍정의 메시지를 보내 놓고, 나는 입사 여부에 대해 다시 생각을 시작했다.


"면접관님, 도대체 합격 기준이 뭡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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