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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해 Jun 13. 2020

기록의 힘, 주제없는 글쓰기

토요일 오전

어깨와 겨드랑이에 땀이 송골 송골 맺혀있다. 아침에 샤워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아침 청소 한방에 다시 몸에서는 비가 내리기 시작했다. 오늘은 제주도에서 사는 형님이 서울에 오는 날이다. 제주에는 비가 많이 와서 비행기가 40분 연착되었다고 한다. 부산에는 호우특보까지 났다는 경제신문 알람이 내 핸드폰에 띠링 하고 울린다.


아침 6시 30분 와이프는 대학원으로 공부를 하러 나갔다. 와이프와 함께 있을 때는 모르는데, 와이프가 없이 텅 빈 집은 뭔가 공허하다. 피곤해 죽겠는데도 푹 잠을 자지 못하고 또 땅바닥에 누워서 넷플릭스를 켠다. 사실 뭔가 보고싶은 프로그램은 없다. 그냥 넷플릭스에 들어가서 어떤 프로그램이 있는지만 15분 쳐다보다 다시 넥플릭스를 끄고 어제 미국 주식창을 연다. 그저께 코로나19 확산때문에 폭락을 경험해서인지, 아니면 그냥 포기한 것인지 그렇게 좋지 않음에도 그냥 켰다가 주식창을 끈다.


그렇게 의미없이 유튜브, 인스타그램을 누워서 보다 어깨가 뻐근함을 느낀다. 어깨가 너무 뻐근해서 이렇게 살면 안되겠다 싶어 녹차를 내려먹기 위해 물을 끓인다. 그리고 다시 눕는다. 물이 다 끓었는데도 불구하고 일어나기가 쉽지 않다. 그러다 제대로 앉아서 안하던 기도를 한다. 오늘 누나 시험 잘 보게 해주세요! 라고. 우리누나 얼마나 떨릴까. 1년간 준비한 시험을 친다는 생각을 하니 내가 다 떨린다. 사실 나는 수능 전날에도 심장 박동소리가 너무 커 잠을 자지 못했다. 사실 비겁한 변명이지만, 나는 그리 대범하지 못하기에 그랬다. 그래도 나는 어떤 결과이든지 그냥 우리 누나가 좋다. 하나밖에 없는 우리 누나. 누나는 내 인생의 등불과 같은 존재다. 내가 항상 닮고 싶은 존재였으니까. 그래서 사실 멀리 있지만 오늘 누나가 시험을 끝나고 돌아오면 토닥토닥 해주고 싶다. 맛있는 것 먹고 잠좀 자라고!


진짜 신기한 것중에 하나는 우리는 2명이서 사는데 빨래가 왜이렇게 많을까? 진짜 수건 빠는 것만 보면 미용실 하는 줄 알겠다. 우리가 한번 쓰고 다음번 쓸 때 다른 수건을 써서 그런가? 그래도 뭐 빨래를 마음껏 자유롭게 할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어릴 때 사실 나는 자주 씻어주지 않으면 몸에 두드러기같은 것이 나서 자주 옷을 갈아입고 자주 샤워를 하는 편인데, 엄마는 그런 나의 몸 상태를 알기도 알지만 내 빨래가 좀 많았는지 은근 눈치를 주곤 했다. 그래서 사실 자취를 하면서 내 맘대로 빨래를 할 수 있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모른다. 그래서 그런지 빨래를 할 때는 뭐 그렇게 힘들거나 괴롭지는 않다. 사실 나는 세제넣고 띡띡 누르고 다 되면 개고 그것만 하면 되니까 뭐 그렇게 힘든 일도 아니다. 사실 지금도 빨래 돌려놓고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데, 여기다 빨래방이다 생각하면 똑같다.


사실 결혼하고 2년이 지나서 집을 옮겼다. 사실 집을 옮길때는 이게 맞는 선택인가 많은 고민이 있었는데, 아침에 새소리가 나는 곳이 얼마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이사 잘했다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도 새소리가 난다. 나는 사실 내가 틀어놓은 노래에서 새소리가 녹음되어 있는줄 알았다. 그런 착각이 들 정도였으니까. 뭐 아주 만족한다.


최근에 인스타그램으로 오설록 마케팅팀에서 연락이 왔다. 우리 부부 인스타그램 계정으로. 새로 나온 세작녹차가 나왔는데, 물건을 보내주고 실제 후기를 인스타그램에 올려주면 된다는 것이었다. 뭐 크게 어려운 것이 아니기 때문에 OK 하고 최근에 상품을 받아 먹어 보았다. 하.. 지금까지 내가 회사에서 먹은 티 들은 다 쓰레기 였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진짜 녹차가 깊은 맛이 난다. 요즘에 와이프랑 가끔 차 전문점에 가서 커피 대신 차를 마시는데, 차가 정말 마음의 안정을 준다고 해야 할까. 더럽혀진 내 장기들을 다 맑게 해주는 듯한 느낌이 든다. 회식으로 썩어진 나의 몸들... 먹을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다보니 몸이 망가져서 최근에 음식조절을 하다가 회식으로 몸이 다시 망가지고 있다.


하.. 앉아서 쓰다보니 다리가 저려서 온몸이 전기뱀장어가 된 것만 같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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