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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해 Jun 18. 2020

나도 멍멍이를 키우고 싶다.

아이 대신 강아지를...

요새 날씨가 너무 좋아져서 그런지. 퇴근하고 오면 나도 그렇고, 다른 사람들도 산책을 하러 많이 나온다. 여름이 와서 그런지 집보다 오히려 밖이 더 선선한 것 같아서 그럴 것이다. 코로나19로 마스크가 필수인 요즘. 마스크를 끼고서라도 공원에 산책을 하러 나온 사람들을 보면 많은 사람들이 댕댕이를 한마리씩 데리고 나온다. 생각보다 강아지를 키우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도 강아지들이 아주 고급스럽다. 가끔 그런 강아지들을 볼 때마다 나보다 더 나은 삶을 살고 있구나... 저 강아지 새끼들.. 이라는 생각이 든다.


어릴 때 나는 주택에 살면서 개를 키웠다. 우리집 개가 나를 물어뜯기 전까지. 나를 물어 뜯고 난 후에 엄마는 나를 강아지로부터 격리시켰다. 그리고 그 이후 그 아이는 우리집에서 사라졌다. 그렇다고 해서 강아지가 무서워 진건 아니었다. 그 이후로도 사실 나는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지만 여러가지 문제로 실제로 강아지를 키우지 못하고 키우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


실제로 매주 금요일 나의 낙인 나혼자산다를 보더라도, 진짜 혼자 사는 사람들이 반려동물을 키우는 것은 너무 흔하디 흔하다. 나혼자 산다에 나오는 게스트 중에서 거의 50% 이상이 반려동물을 키우니까. 강아지 아니면 고양이, 아니면 새까지 키우는 사람도 있더라. 그렇게 혼자사는 사람들도 많아지고, 그렇게 살다보니 같이 함께할 생명이 필요한 것이 아닐까 싶다.


사실 요새 강아지는 가족이나 다름없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 또래 신혼부부들은 아이를 낳지 않고, 강아지를 키우는 가정들도 많다. 어른들은 나중에 가서 후회한다 라는 말로 신혼인 친구들을 유혹하지만, 그들은 쉽사리 넘어가지 않는다. 그들은 그들의 소신대로 강아지를 자신의 자식처럼 키우면서 살아가곤 한다. 그래도 가끔 소신을 내세우지만 어른들의 손주 타령은 끊이질 않는다.


가끔 손주 타령을 안하실 때도 내가 지레 혼자 압박을 받고 있을 때가 있다. 나이가 들어가는 건지, 그냥 내가 소심해지는 건지. 그렇다고 쉽게쉽게 아기가 생기는 것도 아니고, 그냥 아직 아기 생각보다는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더 들기도 한다. 가끔 그렇다보니 아기보다 반려동물을 키우고 싶다는 나만의 이유를 만들어 내기도 한다. 사실 쓸데 없는 짓이지만.


사실 이런 상상도 해봤다.

반려동물을 아무도 모르게 입양해서 집으로 데리고 와서, 집안 어른들 앞에 보여드린다.


(놀라시며)

"이게 뭐야! 어디서 데리고 왔어? 강아지 키우는게 얼마나 손이 많이 들어가는지 아니?"

"아.. 제가 술만 먹으면 개가 되서 개를 낳았어요."


론 옆에서 미치게 하는 사람들보다 나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해주는 강아지가 더 낫지 않을까.

내가 무슨 짓을 하든 나만 바라봐주는 그런 우리집 강아지. 생각만 해도 힐링 그 자체일 거 같다.

그러면 또 어디선가 어퍼컷이 날라온다.


"너 새끼 낳아도 힐링 그 자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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