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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해 Jun 29. 2020

'비행기 회사의 추락', 그 어딘가

오늘 이스타항공의 주인들이 자신이 가지고 있는 주식을 회사에 헌납하겠다는 신문기사를 봤다. 그럴 것도 지금까지 부채만 1,600억원에 임금체불만 250억이 넘는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비행산업은 지금 많이 힘들다. 사실 몸소 느끼지 못해서 그렇지 우리의 일상만 보더라도 비행기 산업이 안된다는 것은 딱봐도 척이다. 1년에 적어도 1~2번 해외여행을 다니고, LCC를 타고 저렴한 비행기 표를 알아보는 것이 우리 주말의 일상이 아니었나.

하지만 요즘은 그 흔한 스카이스캐너에 들어가서 비행기표를 구해본게 반년 전이라니. 비행기 회사가 왜 안되는지는 눈에보듯 선하다.


비행기 회사의 추락은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해외도 똑같다. 저녁 9시 30분이 되면 미국증시가 열린다. 미국 주식 창에 델타 에어라인스, 보잉, 아메리칸에어라인스만 보더라도 금년 1월 대비 주가는 바닥을 치고 있다. 사실 우리가 생각했던 바닥을 지나 지하를 계속 뚫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그 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오지 못하는 현실. 최근 코로나19가 잠잠해지는 기운을 받고 지상으로 올라오기 직전에 다시 지하 30층으로 더 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나와 고등학교 절친한 친구는 국내 LCC 업계에서 근무를 했다. 항공업계에서 일을 하던 친구는 자연스럽게 조종사의 꿈을 품게 되었고, 금년 초 미국으로 조종사 공부를 하러 떠났다. 친구가 떠난지 1개월 후, 한국 뿐 아니라 세계는 코로나19로 침체의 늪에 빠지게 되었다. 그 침체의 늪에 가장 깊게 빠진 게 비행산업이 아닐까. 그 중간에 내 친구가 있었다.


사실 걱정이 많이 되어, 카톡으로 안부를 몇번 물었지만 항상 긍정적인 친구였기에 힘들다는 말을 거의 하지 않았다. 그래서 뭐 힘들다 말을 안하니 그렇게 힘들다고 생각을 못했던 거지. 사실 지금에서 생각해보면 아무리 자기의 커리어를 위해서 갔다고 하지만 타지에서 얼마나 외로울까. 라는 생각에 한동안 먹먹했다. 그리고 그가 있는 곳은 미국에서 가장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나온 플로리다. 그렇게 친구는 '보고싶다'는 안부를 전해왔다.


아무리 자신이 의욕이 넘쳐도, 주변 상황이 받쳐주지 않는다면 자신의 의욕이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싶다. 유지한다면 그게 대단한거지. 지금 미국에 있는 비행학교들은 비행산업의 몰락과 함께 파산하거나 규모를 대폭 줄이고 있는 실정이라고 했다. 그리고 정원의 1/4 밖에 훈련생들이 남아있지 않고, 그 마저도 운영이 계속 될지 매일 매일 훈련생들만 마음을 조리고 있다고 한다. 그리고 그런 긴장감 속에서 이를 버티지 못한 사람들은 자기 나라로 돌아가기도 하고, 그렇게 점점 주변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는 그 친구의 마음을 누가 이해해줄까.


그래도 지금까지 잘 버텨준것만으로도 너무 고맙다 친구야.

나는 오늘 하루를 마무리 하지만, 너는 또 하루를 시작할텐데,

우리 힘내고 또 하루를 살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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