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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 의미 없는 일의 연속

by 초록해

사실 회사를 다니다보면 별 의미 없는 일이 계속 됨을 느끼게 된다. 특히 젊은 사람이 실종된 기업에서는 더더욱이. 고착화된 고리타분한 문화속에 나마저 빠져 버린 것 같은 느낌이 들 때는 더욱더 우울감에 빠져버리고 만다.

나는 왜 이런 조직에서 누군가에게 관심을 갈망하고 있을까? 사실 사람이란 어느 조직에 속하든지 그 속에서 의미를 찾으려고 한다. 하지만 한 발 짝 뒤에서 바라보면 내가 찾던 그 의미는 전혀 의미가 없는 것이 되고 만다. 내가 원하던 것은 '의미'인가, 누군가에게 인정 받고 싶은 '외로움'인가.

어느새 더 많은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은 중요하지 않은 상태가 왔다. 아니다. 너무 규칙적으로 들어오는 월급과, 규칙적으로 빠지는 이자 및 생활비에 나도 모르게 내가 월급을 받고 있는지 자각하지 못했는지도 모른다. 그저 차곡 차곡 월급을 모을 때는 월급이 중요했었으니까.
그렇다. 사실 월급은 중요하다. 그리고 그 월급으로 나는 여기 앉아 있다는 것은 부인하기 어렵다.

엄마에게 그토록 말했던 내려놓음. 나는 왜 내려놓지 못하는가? 주변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게 시기하고 질투하고, 싫어하고 짜증내고, 분노를 조절하지 못하는가? 나이도 적은 나이가 아닌 이 나이에 왜 흔들리는 마음을 주체하지 못할까? 이 조직 내에서 마음 터놓고 말할 누군가가 없는 것이 가장 큰 이유일테다.

다른 사람들은 내가 성장하고 있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나는 내가 성장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못한다. 그리고 나는 그렇게 활주로 위에 멍하게 혼자 이리저리 가지도 못한 채로 서있다. 내 길을 잃어 버린 듯하게.

누군가를 싫어하는 마음과, 증오하는 마음을 내려놓지 못한다면 나는 활주로 위 한 곳에서 다음 스텝을 내딛지 못할거다. 그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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