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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j Oct 15. 2015

프로세스 혁신과 ERP(2)

프로젝트 후 일이 더  힘들어요! 

프로세스 혁신과 ERP(1)에서 프로세스 혁신과 ERP 프로젝트의 기본 논리는 '일하는 방식(Process)을 재정의하고 정보시스템(ERP)에 내재화하여 기업에 정착시킨다'. 일하는 방식을 재정의하는 목표는 '빠르게 또는 정확하게'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기업에서는 CEO 또는 전략 담당 임원의 후원하에 위의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프로젝트의 최종 결과인 ERP를 사용합니다. 기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ERP 운영을 시작한 후 조직 내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나옵니다. '업무 혁신의 결과가 뭔지 모르겠다!', 'ERP는 사용법이 어렵다' 그리고 결국 '일만 더 많아졌다' 등.  CEO 또는 전략 담당 임원의 프로젝트에 대한 후원이 약해졌다면 임원 회의에서 희생양을 찾기도 합니다. 


기업에서 프로젝트를 제대로 수행했는지 여부(프로젝트 품질)와 관계없이 이 프로젝트는 일하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 수밖에 없습니다. 이 프로젝트는 일을 빠르고 또는 정확하게 하도록 도모했기 때문입니다. 


'일을 빠르게 한다는 것'은 일의 절차를  간소화한다는 것입니다. 하지 않아도 될 일을 제거하는 것입니다. 기업에서 일의 절차가 복잡한 경우 중 하나가 조직에서 사전 승인과 통제를 강화하기 때문입니다. 프로젝트에서는 일의 위험 수준에 따라서 사전 통제와 사후 통제으로 구분하여 프로세스를 재설계합니다. 사전 통제는 일이 발생할 때마다 발생하는 것이고, 사후 통제는 일정 기간 동안 발생한 일을 모아서 검토하는 것입니다. 사후 통제가 일을 더 빠르게 하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지요. 이 때, 조직의 리더들은 불편함을 느낍니다. 사전 통제할 때는 건별로 보고받았는데, 사후 통제는 주기적으로 보고받거나 때로는 문서, 대면 보고도 생략하고 자신이 직접 ERP에서 확인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프로젝트의 목표 관점에서는 일을 빠르게 하도록 일을 재정의한 것인데, 조직의 리더 입장에서는 불편해진 겁니다. 


'일을 정확하게 한다는 것'은 기존에 필요하지만 하지 않았던 일을 한다는 의미입니다.  조금 과장된 예를 들면, 예전에는 재고 입고 또는 출고되면 수불부에 기록만 하면 되었는데, 프로젝트 후에는 입고할 때는 어떤 구매 오더와 관련된 것인지, 출고할 때는 어떤 생산/설비 오더와 관련되었는 지를 모두 기록해야 합니다. 산술적으로 계산해도 일이 두배로 늘을 거지요. 일은 두배로 늘지만 재고 수불의 정확도는 높아집니다. 일을 정확하게 하려면 일이 많아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앞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CEO에게 말씀드립니다. 프로젝트 후에 직원들이 '일이 많아졌다'라고 볼멘소리를 하면 일단 우리 기업의 '일하는 방식'이 바뀌었네, 이런 볼멘소리가 없다면 예전과 같이 일하는 것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ERP가 어렵다'라고 볼멘소리를 하는 임원이 있으면 그 임원은 이 프로젝트를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여기면 되니다. 임원이 ERP를 사용할 일이 많지 않고, 임원이 ERP를 사용하더라도 Report 정도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직원이 'ERP가 불편하다'라고 말하면 기업에서 예전에는 관리하지 않은 정보가 쌓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물론, 쌓인 정보를 어떻게 사용하는 가가 중요합니다만 일단 정보가 있어야 사용하는 것이니까요. 혹시나 프로젝트에 깊이 관여한다면 불필요한 일을 하지 않도록 꼭 필요한 일은 누락하지 않도록 가이드 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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