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영역을 찾아....
컨설팅 기업의 직급 체계는 Anlayst(사원), Consultant(과장), Manager(부장), Senior Manager(이사~상무), Partner(전무 이상) 등 5개 Level입니다. 일부 기업에서 차장 등 더 세분화된 직급체계를 운영하기도 합니다만 대략 비슷합니다.
Anlayst는 리서치 & 분석, Consultant는 설계 & 계획, Manager는 Project/Proposal Lead, Senior Manager는 Project/Proposal Manager & 고객 Account 관리 그리고 Partner는 Industry 총괄 등의 업무를 담당합니다. 한 직급에서 3년 정도 일하면 승진 대상이 되고, 보통 4년이면 승진합니다. 물론, Partner는 더 오래 걸리지요.
이것은 한 분야에서 3년 일하면 평균적으로 다음 Level의 일을 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3년제이고, 대학교는 4년제입니다. 교육학에서 학제를 3~4년으로 만든 다른 이유가 있겠지만, 저는 3~4년이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는 적절한 교육 기간이 아닐까 합니다.
기업 내에서 선배에게 새로운 분야가 주어지고 후배가 선배의 분야를 맡는다면 좋겠지만, 기업의 업무 분야는 한계가 있는지라, 선배가 더 이상 움직을 분야가 없는 경우가 생깁니다. 이런 경우 한 분야에서 선배와 후배가 3년 근무하면, 개인별 상황별 차이가 있겠지만 큰 틀에서 보면 그 분야에서 선배와 후배의 능력이 비슷해집니다. 특히, 중소기업이 아니라 대기업은 기업의 시스템과 인프라가 개인의 업무를 지원하기 때문에, 상사와 부하의 능력이 더욱 비슷해집니다.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지 못하면, 선배와 후배가 능력이 비슷해지는 것은 여러 문제를 야기시킵니다. 성장은 못하지만 수익성을 갖춘 기업은 선배와 후배를 같이 챙기면서 갈 수 있습니다. 그나마 운이 좋은 기업과 직원들이지요. 이런 기업의 단점이 있다면 직원들이 10년 ~ 20년 유사한 업무를 하고, 한 부서가 10명이라면, 사원은 1명, 과장 2명, 차장 5명, 부장 2명으로 역피라미드 구조가 됩니다. 직장은 안정적이지만, 일은 재미없고, 시장에서 인정받는 능력을 갖추기 어렵습니다.
기업이 성장을 못하고, 수익성도 좋지 않을 때는 상황이 더 좋지 않습니다. 이 때는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기업이 선배를 내보내거나 또는 선배가 후배를 내보내거나. 첫 번째 유형, 기업은 능력이 비슷한 선배와 후배가 있다면 연봉이 많은 선배를 구조 조정합니다. 선배가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경제성이 떨어지기 때문이지요. 매년 인사 철이면 대기업이 임원들을 내보는 이유도 후배가 선배의 일을 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임원을 내보낼 때 주로 실적을 이유로 들지만, 기업의 실적이라는 것이 결국은 매출과 수익성인데 대형 프로젝트를 수주하거나, 시장에서 히트 친 신제품과 신기술 등을 제외하면 임원 개인의 능력으로 기업의 매출과 수익성에 직접 영향을 끼치는 경우는 생각보다 많지 않습니다. 또한, 기업은 회계, 인사, 총무, 감사, 구매, 품질, 생산, 영업, 연구개발 등 다양한 영역이 있습니다. 회계, 인사 총무, 감사 등의 영역에서 임원의 실적을 객관적으로 평가한다는 것이 가능할까요? 대기업은 자신의 체계에서 임원의 후배들이 그 영역을 Cover 할 수 있다고 판단하니 임원을 내보내는 것입니다.
두 번째 유형은 선배가 후배를 내보내는 것입니다. 상사가 후배에게 영역을 자신의 영역을 내주지 않는 겁니다. 컨설팅 기업을 예로 들면, 상사가 몇몇 산업의 주요 고객을 독점 관리하고, 후배에게는 매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없는 산업 또는 고객이 돌아갑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후배는 상사의 매출을 따라갈 기회가 본래 없는 거지요. 후배는 실적 문제로 회사를 나가야 합니다.
제가 말씀드리고 자 하는 것은 위의 내용이 '공평하다 또는 불공평하다'라는 것을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선배와 후배가 같이 살려면 새로운 영역을 찾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영역을 찾지 못한다면 경제 또는 권력의 논리에 따를 수밖에 없습니다. 공생하는 방법은 새로운 영역입니다. 저는 오늘도 새로운 영역을 고민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쉽지 않습니다만, 시장에서 살아가려면 해내야겠지요. 월요일 새벽부터 무거운 이야기를 드렸습니다만, 지금 무거우면 나중에 조금 쉬울 거라고 스스로 위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