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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j Nov 26. 2015

소모품이 되지 않기 위해서 (2)

 허드렛일 대할 때

' 단순히 복사하는 사람과 문서를 읽은 후 복사하는 사람의 차이', 직장인은 한 번쯤은 듣는 이야기죠.  미생에도 비슷한 대사가 있습니다.  “복사하는 거 보면 신입들 태도 딱 나온다고. 먼 산 보는 놈이 있는가 하면 그 사이에도 복사하며 읽는 놈, 복사만 시켜 봐도 사람을 안다잖아. 저  친구시켜서 어쩔 수 없이 하는 거 아냐.”


컨설턴트 수가 10명 정도의 프로젝트 규모면, 주니어 컨설턴트에게 프로젝트 또는 변화관리 지원 업무를 맡깁니다. '프로젝트(변화) 관리'가 단어는 그럴 듯 하지만 공지 사항 전달, 산출물 / 이슈 취합, 회의록 작성 등 단순하고 피곤하며 성과가 드러나지 않는 일입니다. 대부분의 주니어 컨설턴트가 이 일을 꺼려합니다. 누군가는 프로젝트를 위해서 이 일을 해야 하기에, 주니어 컨설턴트에게 이 일을 드립니다. 


제가 처음에는 주니어에게 이 일을 맡기는 것에 별다른 생각이 없었습니다만, 시간이 지나면서 미안했습니다. 제 고민을 눈치챈 선배가 저에게 묻습니다. 


선배 :'너, 몇 살 때 큰 프로젝트의 리더 회의에 참석했지?' 

저: '저는 35살 넘어 같은데요'

선배 : '그럼 주니어가 너보다 빠르지 않나, 리더 회의에서 고객 평균 나이가 몇 살이지?'

저 : '대부분 40~50대지요'

선배 : '지금 주니어는 직장 생활 15년 이상된 고참들의 회의에 참석하고 있는 거야! 고참들이 회사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하는 자리에 함께하고 있어, 주니어는 네가 35살 때 하는 일을 지금 하는 거야'

저: '...'

선배 : '네가 허드렛일이라고 생각하니까, 허드렛일이 되는 거야. 일은 그 자체로 좋고 나쁨이 있기보다는 그 일을 대하는 자세의 좋고 나쁨이 있는 거야. 회의록 작성이 남의 이야기를 글로 옮긴다고 생각하면 허드렛일이 되는 거지. 나보다 10년 이상 경력이 많은 고참들이 회사의 문제를 인식하고 풀어가는 것을 함께 고민하고 기록한다고 생각해봐, 그 일이 허드렛일인가. 그것은 허드렛일이 아니라 고참의 경험을 쉽게 배우는 길이지.'

저 : '...'

선배 : '더 이야기 안 해도 이해했지!'


PS : 글을 끝까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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