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선택 - 들리고 보이게 하라
“뭐라고? 좀 크게 말해!”
“2번 주관식 문제 답에 뭐라고 쓴 거니? 글씨 좀 알아볼 수 있게 써줄래?”
“나 지금 막 1번 출구로 나왔는데 너 어딨어? 손 좀 흔들어봐!”
의사소통이란 화자의 재료가 부호에 의해 메시지로 변한다음 채널을 통해 청자에게 지각되는 것이라 했다. 모든 과정이 중요하겠지만 이중에서 지각이 소통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다. 이제 본격적으로 지각에 대해서 다루어 보자. 이번 장은 지각선택이다.
소통을 화자와 청자 사이의 지각의 문제로 한정 시켰을 때 그 시작은 화자의 메시지를 청자가 인지하느냐이다. 말하는 목소리가 들려야 하고 종이에 써 좋은 글씨가 보여야 한다. 화자가 말하는 언어를 알아 들을 수 있어야 하고 사용하는 용어에 익숙해야 한다. 이 모든 조건을 만족시켰다 하더라도 듣고 싶은 내용이 아니라고 못 들은 척 해버리면 그만이다. 아예 말을 섞고 싶지 않은 사람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이처럼 소통의 첫 관문은 내 메시지를 선택하게 하는 것이다.청자의 입장에서도 화자의 메시지를 잘 선택하도록 노력해야겠지만 선택이라하면 화자의 역할이 더 크다. 그렇다면 어떻게 내 메시지를 잘 선택하게 할 수 있을까?
세상에 존재하는 자극은 너무 많은데 비하여 인간의 인지적 능력은 한계가 있어 기본적으로 모든 자극을 받아들이지 못한다. 이것을 선택적 지각이라 한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자극들보다 내 자극을 먼저 그리고 온전하게 받아 들이게 하기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
가장 쉬운 방법은 크기와 강도를 크고 세게 하는 것이다. 경부고속도로을 타고 가다 청주IC 에서 나가야 하는데 그만 지나치고 말았다. 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출구를 알리는 표지판의 크기가 너무 작았던 것도 이유가 된다. 그리고 도로 바닥에 표시된 화살표가 많이 지워져 있었다면 그 것도 원인이 된다. 그래서 요즘은 운전자들이 지각 선택 잘 하라고 바닥에 붉은 색을 넓고 길게 칠해서 출구로 안내하지 않던가? 작은 목소리보다는 큰 목소리를 잘 선택한다. 강도도 마찬가지다. 약한 자극보다 강한 자극일 때 더 선택을 잘 한다. 시험공부할 때 교과서에 중요한 부분에 줄을 치거나 형광펜으로 칠하는 이유도 중요한 내용임으로 선택을 잘 하기 위함이다. 외식할 때 많이 먹는 음식들이 점점 달고 짜지는 이유도 지각 선택을 향한 모습들이다.
때로 회사에서는 이런 것을 이용하여 잘 못된 동기부여를 하기도 한다. 바로 강화이론에 근거하여 동기를 부여하고자 하는 시도이다. 인간을 목표로 향해 움직이도록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일에 대한 즐거움과 의미를 느끼게 하여 자발적으로 움직이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 방법은 경영자 입장에서는 빨리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 같아 보이고, 리더로서 자신이 무언가를 하고 있다고 느끼지 못하게 하기도 한다. 이로인해 조급하게 선택하는 것이 바로 강화에 의한 동기부여이다.
강화이론에 의한 동기부여 방법에는 네 가지가 있는데 상주기, 상뺏기, 벌주기, 벌제거가 그것이다. 원래 강화이론의 의미는 인간에게 특정 자극을 주었을 때 좋은 결과가 나타났다면 그 자극을 더주고 특정 자극을 없앴을 때 좋을 결과가 나오면 그 자극을 없애는 것을 의미한다. 이때의 자극은 인간의 자율적 능력을 배가하는 것이어야 하지만 강화이론이라 함은 대체로 물질적 보상을 주거나 벌을 주거나 벌을 제거해주는 것으로 많은 사람들은 이해한다. 상주기는 성과급, 승진이라는 보상을 통해 동기를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 상뺏기는 주던 보상을 주지 않으므로 특정 행위를 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다. 벌주기는 벌을 통해 나쁜 행위를 못하게 하는 것을 말하고 벌제거는 주어지던 고통을 없애므로써 상을 주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것을 말한다.듣기만해도 인간을 온전히 인간으로 보지 않는 동기부여법임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런 방법이 아직도 널리 쓰이는 이유는 효과가 즉각적으로 나는 것처럼 착시현상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강화에 의한 동기부여는 정해진 계획을 빠르게 추진해야 했던 과거에는 효과를 보았을지 모르나 변화무쌍한 경영환경에서 직원들의 창발적 적응 전략이 필요한 현대 사회에서는 기업의 수명을 재촉하는 방법일 뿐이다.
크기,강도외에 지각 선택의 좋은 방법은 반복이다. 부모님이 자식에게 잔소리하는 것은 반복에 의해 지각 선택을 유도하기 위함이다. 한번 본 영어단어보다 여러번 본 것이 머릿속에 더 잘 들어 온다. 만찬가지로 움직임을 이용해 선택을 잘 하게 할 수도 있다. 시내에 나가면 왜 그렇게 네온 사인 광고는 가만히 있지 않고 깜빡일까? 자신을 선택해서 가게로 들어오라는 것이다. 교사가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새로움이라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매번 똑같은 사례나 교수법은 지루하다. 지루함은 상대의 메시지에서 관심을 멀게 한다. 따라서 재미있는 사례나 동영상, 게임등을 적용하면 수업 집중도를 높일 수 있고 학생들의 자리를 바꾸게 하여 환경을 새롭게 만들어 주는 것도 지각 선택을 위해서 좋은 방법이 되는 것이다.
저마다 수 많은 자극이 존재하는 세상에서 자기만의 생각을 가지고 자기 일로 바쁘고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며 사는 사람들에게 내 말을 듣게 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단순히 물리적으로는 크게 말하고 강도도 세게 해야 하고 반복하고 움직임을 주기도 해야 한다. 또한 그들에게 익숙한 용어를 써야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신선함으로 오감을 자극할 수도 있어야 한다. 내용이 상대의 관심사이거나 이익이 됨을 인지시킬 때 더 내말을 들으려 할 것이다. 또 무엇보다 상대는 자신이 존중받는 느낌을 가질 때 귀를 열려고 할 것이다. 우리는 저마다 소통이 안된다고 말이 안통한다고 투덜대지만 나는 과연 전달자 입장에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생각해본다면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이 글을 쓰고 있는 나도 마찬가지다.
소통이 안되는가? 좀 더 크게 말해보자. 상대가 듣고 싶어하는 말 그들이 익숙한 용어를 사용해보자. 단순히 선정적 자극을 주기보단 내적 감흥을 일으키는 자극을 주자. 소통으로 원하는 결과란 결국 행동의 변화 아니겠는가? 상대가 반응하지 않는다면 지각 선택을 위한 내 노력이 부족하거나 진정성이 없다는 얘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