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
스마트폰으로 인터넷 포털에 접속하여 제주도 한림읍의 보말 칼국수에 대한 글을 읽고 있는 행위는, 다른 말로 사람이 오감 중에 시각을 이용하여 제주도 칼국수에 대한 내용을 다룬 문자를 받아들여, 자신의 준거체계로 해석을 하고 있다로 바꿀 수 있다. 즉 문자로 된 글을 지각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인터넷에는 메인 페이지만 하더라도 수많은 제목의 글이 뜬다. 이 사람은 그 중에 왜 하필이면 제주도의 맛집에 대한 글을 읽고 있을까? 아마도 다가올 어느 날에 제주도로 여행 가기로 되어 있는 것은 아닐까? 여행에 대한 욕구, 여행에 의한 동기가 그와 관련된 글을 선택적으로 지각하게 한 것은 아닐까? 결혼을 앞둔 사람은 길을 걸어가다가도 부동산 창문에 붙은 아파트 전세 가격이 보이면 멈추게 되고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은 스마트 폰을 열면 증권 시세가 먼저 눈에 띄는 것도 같은 이치다.
지각 선택
지각에 대한 사례를 왜 이렇게 지루하게 드는가? 인간은 자신이 관심 있는 것을 골라서 지각하고자 하는 습관이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서인데 의사소통에서도 그것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자신이 관심 있는 것, 친근한 것, 한편으론 진부하지 않고 새로운 것을 골라서 들으려 한다. 언어가 다른 것은 지각 선택의 극단적인 사례이다. 중국어를 모르는 사람에게 중국어로 이야기하면 지각선택이 되지 않기 때문에 소통 자체가 안 된다. 이처럼 지각선택은 지각이라는 인지과정의 제1단계에 해당한다. 화자의 메시지가 일단 청자의 귀에 들어가게 해야 하는 것이다. 그 후 메시지를 머릿속 작업대 위해 올리고 자신의 준거체계로 해석하는 3단계까지 이루어지는 것이다. 소개팅을 가는 친구에게 뭐라고 조언하는가? 가서 네 얘기만 하지 말고 상대가 관심 있는 것에 대해 물어주고 그 대답을 잘 들어 주라고 하지 않던가? 사람은 자신이 관심 있는 것을 먼저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관심 있는 것을 물어준다는 것 자체가 소통을 위해 노력하려는 것으로도 비춰질 수도 있어 플러스 요인이 된다.
지각 조직
지각의 2단계는 지각조직이다. 지각조직이란 선택되어 눈과 귀에 들어온 자극을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해석하기 위해 재결합하는 과정을 말한다. 사실은 올바른 지각을 위해서는 필요 없는 과정이다. 대상을 있는 그대로 해석하기 위해서 변형되지 않은 모습 자체로 해석을 가해야 하는 것이다. 앞에서 언급한 투사가 대표적인 지각 조직의 오류이다. 아버지 살해를 의심 받는 18세 소년이 피의자석에 앉아 있다면 소년을 지각할 때 단지 이 사건과 관련된 사실만을 머릿속 작업대 위에 올려야 한다. 하지만 3번 배심원은 어떻게 했는가? 애써 키워놨더니 집을 나가버린 미운 아들의 영상을 덮어 씌워 소년이라는 대상을 재조직하여 받아들였던 것이다. 해석할 대상이 이미 왜곡되었는데 올바른 해석이 이루어질리 없다. 사람은 자신이 해석한대로 즉 지각한 대로 태도를 취하기 때문에 마음대로 조직할 경우 불통의 결과만이 기다릴 뿐이다.
지각 해석
지각은 사람이 선택한 자극을 머릿속 작업대 위에 올려 놓고 준거 체계에 의해 해석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대상을 해석한다는 것은 의미를 부여한다의 다른 말이다. 사람들이 같은 것을 보고도 다르게 해석하는 것은 저마다의 성격, 살아온 경험, 현재의 욕구,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독립된 대상을 보고 해석을 달리하는 것은 창의성이라 할 수 있지만, 의도가 분명한 화자의 메시지를 다르게 받아들이는 것은 불통이다.
소통은 주어진 자극을 선택하고 임의로 재조직하지 않은 채로 객관적으로 해석하여 자극의 참의미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무엇이 지각 선택을 돕거나 방해하는지, 사람이 어떤식으로 자기 마음대로 자극을 재조직하는지, 대상을 객관적이 아닌 주관적으로 해석하게 하는 원인들은 무엇인지 살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