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을 살릴 방법
순두부는 맛이 없다.
맛이 없는 재료로 째개를 끓이려니 다른 음식의 주재료가 될 법한 것들이 부재료로 쓰인다.
돼지고기와 바지락이다. 맛있게 익은 김치로 찌개를 끓일 때는 맹물이면 족하지만 순두부를 맹물에 끓였다간 말 그대로 맹탕이 된다. 바지락이 육수 역할을 한다.
순두부 요리의 시작은 냄비에 식용유를 두르고 파의 흰 부분을 써서 파향이 배인 기름을 내는 일이다.
다음으로 찧은 마늘과 채선 양파를 오래 볶아 단맛이 나게 함과 동시에 바지락의 비린을 맛을 잡을 준비를 한다. 순두부가 할 수 없는 씹는 맛은 돼지고기가 대신한다. 간 돼지고기를 넣고 볶다가 물 한 컵에 바지락을 넣고 끓인다. 양념은 짠맛을 내는 역할의 진간장, 매운 역할의 고추가루, 단맛의 매실액, 고소한 맛의 참기름을 사용한다. 끓이다가 먹기 오 분전에 팽이버섯을 찌개 표면에 넒게 펴준다.
결국 순두부찌개는 순두부의 부드러운 식감을 느끼기 위해 파기름과 바지락의 힘을 빌린다. 달리 생각하면
배보다 배꼽이 크다할 만큼의 부재료를 쓰고 이름까지 순두부찌개로 붙여줄 만큼 순두부가 가진 매력이 크다 하겠다. 순두부를 살려줄 조력자로 파기름과 바지락을 선택한 안목도 주목할 만하다.
맹탕이라고만 하지 말고 부드러운 식감을 살릴 방법을 찾을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