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안 변해도 사랑은 변한다?-
우리는 흔히 “사람은 고쳐 쓰는 거 아니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럼 사람은 안 변한다면서 사랑은 왜 변할까?
나는 가끔 이런 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고 생각해 본 적이 있다.
내 지인 중에는 남편이 활달하고 밝고 사교적인 성격이 좋아서 결혼했다고 한다.
결혼하고 보니 집안은 안 챙기고 밖에서 사람 만나는 일에 주력하고 온갖 모임에 다 참석하느라 가족에게 쏟을 에너지가 부족하여 다투는 부부도 있다.
나 역시도 남편이 수학자로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었고 오로지 학문에만 매진하는 모습에 매료되어 결혼을 결심했었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 나는 왜 그토록 이 남자를 답답해하고 이혼을 하고 싶었을까?
연애할 때 이 남자를 평가한 기준은 나만 진심으로 사랑하나? 생각이 잘 맞나?
인생이라는 먼 길을 함께 할 만한 신뢰가 있고 책임감이 있는 사람인가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결혼해서는 아이를 잘 봐주나? 돈을 잘 벌어서 가장의 책임을 다하나?
우리 집안에 든든한 사위역할을 다하나? 아이들과 재미있게 여행이나 체험학습을 잘 가나?
등등 사람을 평가하는 관점이 달라졌기 때문인것 같다. 그래서 대부분 부부들이 갈등을 겪게 되는 게 아닌가 싶다. (평가기준이 달라지니 평가점수도 달라질수밖에..)
나는 연애할 때는 느껴보지 못했던 답답함이 늘 나를 숨 막히게 했다.
뭐든 빨리 결정하고 빨리 시작하는 나에 비해 남편은 여행 한번 가는 것도 느릿느릿....
행동보다 생각을 너무 많이 해서 나를 이미 지치게 하는 남자였다.
그런데 에니어그램에서 둘의 성격이 확연히 다름을 확인받고 그동안의 일들을 돌이켜 생각해 보니 그때마다 나는 남편을 몰아붙이고 힘들게 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가족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성향이 달라서 한 행동이라 생각하니
요즘에도 여전히 남편은 변하지 않았고, 어디 한 번 가려면 결정도 오래 걸리고 심지어 출발할 때도 오래 걸리는 사람이지만 화가 나지 않는다.
그 이유는 남편을 바라보는 관점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저 사람의 성격상 저건 무지 노력해 주는 거네, 그래도 가족을 위해서 가만히 있고 싶으면서 함께 해주려고 노력해 주네 이런 생각들이다.
사람은 변하지 않는다고한다.
다만 그 사람을 바라보는 나의 관점이 달라지면 다른 모습을 봐줄 수 있다.
이제 방학을 맞아 아이들이 성적표를 받아올것이다.
아이들은 혼날것을 염려해 성적표를 감추려고하거나 선생님 핑계를 대기도 한다.
우리 아이들의 성적표를 다른 관점에서 살펴보시면 좋겠다.
공부를 다른 사람과 경쟁에서 이겨야 하는 경쟁의 관점이 아니라 성장의 관점으로 바라봐 주면 어떨까?
이 세상에 성장하지 않는 아이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속도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