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누구나 지적 욕구가 있다. 뭔가를 알고 싶고 배우고 싶어 하는 욕망 말이다. 지적 욕구가 있기에 배움과 학습이 이뤄질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지적 욕구가 사람의 본능이라 해도, ‘평가’에 목표를 맞추면 지적 욕구가 줄어들 수밖에 없다. 몇 점을 맞느냐에 목표를 둔다면 배움과 학습의 욕망이 자연스럽게 끓어오르기 힘들다는 것이다.
가령 영화를 보고 그 영화에 대한 장면을 떠올리는 시험을 봐서 그 점수로 승진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해보자. 온전히 그 영화의 스토리에 몰입하기 어렵고 영화를 보는 내내 시험을 잘 보기 위해 영화의 한 장면 장면을 기억하려 노력할 것이다. 전체적인 스토리나 분위기를 파악하지 못할 수도 있다. 숲은 보지 못하고 나무 하나하나에만 관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평가 아닌 배움을 목표로 하기
어려서 영재라고 불리던 아이가 커가면서 발전하지 못하고 평범해지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여러 가지 요인이 있을 수 있겠지만, 영재라는 주변의 기대에 부합하기 위해 자신이 성공할 수 있는 일만 계속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배워내는 힘이 약할 수 있다. 자꾸 그 아이의 영재성, 능력만 부각시키면 어떤 일을 잘 해내지 못했을 때 자신의 능력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게 된다. 그래서 실패를 하는 것이 두려워서 자꾸 자기가 잘할 수 있는 것만 계속하려고 한다.
만약 자신이 과제를 수행하지 못한 것이 능력이 아니라 노력이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면 얼마든지 앞으로 더 많이 노력해서 해낼 수 있다. 그래서 부모가 아이의 학습을 결과로만 평가하지 말고 단계별로 배워가는 과정 자체를 목표로 해야 아이들은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하게 될 것이고, 자신의 능력이나 적성을 계발하게 될 것이다. ‘실패했지만, 어떤 노력을 더 하면 될까?’ ‘방법을 바꾸어 보면 달라지지 않을까?’ 등의 생각으로 자신감을 유지하면서 도전 자체를 즐길 수 있다.
아이들에게 새로운 것을 배우는 자체를 목표로 하도록 도와주자.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실패를 하더라도 실망하는 태도를 보이거나 아이를 나무라서는 안 된다. 처음에는 실패를 반복하더라도 배우기 위한 과정을 즐기고 새로운 것을 많이 받아들여 결국에는 더 성장하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는 아이가 잘하는 것을 목표 삼지 말고 무엇을 더 새롭게 배우게 되었는지,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도와주어야 한다. 배움은 결코 참고 인내해야 할 과제가 아니다. 아이들이 배움의 즐거움을 알기도 전에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부모의 욕심을 거둬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