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단짝처럼 지냈던 노처녀 선생님이 있었다.
부모님이 얼굴만 보면 자꾸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해서 스트레스라고 했다.
명절에 집에 내려가고 싶지 않은 이유라며 일직 근무(요즘은 없지만 예전에는 돌아가면서 휴일에 학교를 지킬 사람을 1~2명씩 정하는 것)를 대신해 준 적도 있었다.
나는 당시에는 좋은 날 다른 할 이야기도 많을 텐데 왜 그러실까 생각한 적이 있었다.
나는 30대 중후반의 미혼 아들, 딸을 두었다.
그 선생님이 했던 이야기가 생각나서 자제하기는 하지만 가끔씩 나도 모르게
“그런데 여자친구는 아직 없니?” 하고 무심한 듯 슬쩍 물어보기도 한다.
딸은 좋다며 만나자는 남자친구들이 많은데 쓸데없는 시간 낭비라며 안 만나고 산다.
일단 사람을 만나야 좋은 감정이 생기거나 아니거나 판단이 설 텐데 걱정스럽다.
아들은 회사, 집, 회사, 집 그리고 취미로 NBA 농구를 보고 리뷰하는 유튜브를 부케로 하고 있다. 그래서 더 바쁘고 혼자 놀이에 푹 빠진 듯하다.
매일 장비가 새로워지고 드론도 다양하게 구비하며 스스로 재미있게 살고 있다고 한다.
딸은 일끝 나면 바로 집에 와서 보미만 들여다보며 하루종일
“우리 보미 너무 귀여워! 너무 예뻐!!”만 연발하며 도대체 약속을 안 잡는다.
제발 나가서 친구들과 수다도 떨고 이 사람 저 사람 많이 만나보고 다녔으면 하는 마음이다.
그래서인지 내가 요즘 관심 있게 보는 프로그램은 ‘나는 SOLO’ 그리고 얼마 전 시작한 ‘커플팰리스’이다.
재미있는 것은 남자들은 연봉이나 조건보다는 무조건 외모를 1순위로 보는 것 같고
여자는 연봉이나 직업이 중요하고 외모까지 갖춘 남자를 원하는 같다.
그리고 가끔 연봉이 아주 높은 여자는 살림하는 남자를 원한다는 조건도 있어서 시대가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좋다고 생각했던 직업은 물론 안정감이 있고 여전히 좋지만 예전에는 있지도 않았던 직업이나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들의 높은 연봉이 눈에 띈다.
그래서 요즘 들어 부모세대들이 걱정하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의 목표가 공부일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더 든다.
여러 분야의 특기 중에 공부라는 특기를 가진 아이일 뿐이다.
이 세상에는 좋은 시나리오를 쓰는 사람도, 카메라에 잘 담는 사람도, 기획이나 홍보를 잘하는 사람도 꼭 필요하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이 모두 다 의사가 되려고 한다면 어떤 세상이 될까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우리 딸이 그렇게 춤만 춰대더니 결국은 걸그룹이 되었고 아들은 책도 많이 봤지만 농구도 좋아하고 공부만 하는 애는 아니었다. 다만 어떤 일을 하든지 성실하게 꾸준히 할 수 있도록 도와주면 좋겠다.
내 경험에 비추어보면 아이가 초등학교 때 관심을 가지고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열심히 노력해 본 그 일이 나중에 직업이 될 확률이 많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