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해야 편하다?-
“야 진짜 여긴 OO 편해 손님이 없어 개꿀이야 개꿀”
한가로운 시간대에 지하철에서 철없어 보이는 한 청년이 큰 목소리로 떠들어댄다.
듣고 싶지 않아도 귀에 뭘 끼고 있어서인지 한껏 목청을 높여 말하니 다 들렸다.
자기가 아르바이트하는 가게에 손님이 없어서 너무 좋다는 이야기가 계속 이어졌다.
상대는 정신없이 바쁜 가게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듯
“야 야! 당장 때려치워 그렇게 바쁘게 일한다고 돈 더 주냐? 여기가 개꿀이지”
나는 갑자기 꼰대 마인드로 그 청년을 찬찬히 뜯어보기 시작했다.
정신없이 흔들어대는 다리와 한껏 멋을 부린 차림새를 보며 아직 철이 안 든 아들을 바라보는 부모의 심정을 혼자 상상해본다.
어쩌면 아르바이트라도 하겠다며 나선 것을 대견해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정한 시간만큼 시간만 때우면 크게 손해볼일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곳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평생 아르바이트 인생을 살려면 모를까
배움이 없고 성장이 없는 일터가 과연 개꿀일까?
자신의 아까운 시간을 죽여 받는 그 돈이 어떤 가치가 있을까?
또 그렇게 손님이 없는 가게가 얼마나 오래 유지될 수 있을까?
나는 계속 그 청년의 대화에 신경을 쓰며 속으로 그 청년에게 질문하고 있었다.
요즘 청년 사업가가 많다.
생각보다 지혜롭게 실패를 통해서 더 큰 것을 배우는 청년들도 많다.
또 요식사업에 뛰어들기 위해 친구 몇 명이서 함께 대박집에 취업하여
밤마다 대박집의 비법과 그날의 활동에 대한 반성과 특이사항을 서로 나누어보는 청년들도 있다.
학교에서 가르쳐주지 못하지만 자기에게 절실하게 필요한 것을 사회로부터 배워낸다.
무슨 일을 하느냐보다 무엇을 배워낼 수 있느냐가 훨씬 더 중요한 것 같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 한다’는 말의 의미는
고생을 통해 많은 배움을 기반으로
더 성장할 수 있다는 뜻이 아닐까?
배움이 없는 고생은 그야말로 고통이고
시간을 죽이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