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다른 궁금증이 나의 경쟁력이 될 수 있어요-
모 대학교 입학면접에서 어느 학생이 “특별히 자신이 남보다 잘하는 게 있는가?”라는 교수의 질문에 갑자기 개그맨 강성범처럼 숨도 안 쉬고 4호선 역 이름을 순서대로 다 외웠다. 교수는 못마땅한 얼굴로 “개그과를 가야 하는 거 아니니? 아무래도 학과를 잘못 선택한 것 같은데?”라고 말했다.
“아닙니다. 저는 4호선을 타고 학교를 다니는데요. 선바위, 남태령, 이런 역 이름을 들으면서 선바위는 왜 선바위역이고 남태령은 왜 남태령이라고 했을까 하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그래서 찾아봤더니, 선바위는 바위 모양이 스님이 장삼을 입고 참선하는 모습 같다고 해서 선(禪) 자를 따서 이름이 지어진 것이라고 하더라고요. 조선 건국 때 정도전과 무학 대사가 이 바위를 성 안으로 할까 밖으로 할까 하는 문제로 논쟁했다고 합니다.
남태령역 이름도 정조가 화성 융릉(隆陵)으로 가는 길에 고갯마루에서 잠시 쉬던 일에서 유래하는데요. 과천현 이방(吏房) 변 씨에게 고개 이름을 물었는데, 본디 여우고개였지만 요망스러운 이름이니 삼남대로 상에서 첫 번째로 맞이하는 큰 고개라는 뜻으로 남태령이라 답했다는 것입니다. 그 이후부터 이 고개를 남태령이라 부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 학생은 4호선 전체 지하철역 이름의 유래가 궁금하여 찾아보다가 역사에 대한 관심이 생겨서 역사학과에 지원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제야 굳어졌던 교수들의 얼굴이 환한 미소로 바뀌었다. 이 일화는 모 대학 교수님이 입학 사정관 연수에서 하신 말씀이다.
대학에서 가장 뽑고 싶어 하는 학생은 지적 호기심이 있는 학생이다. 남들이 그냥 지나치는 당연한 일도 ‘왜 그럴까?’ ‘다른 방법이 없을까?’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하는 학생들을 뽑고 싶어 한다. 왜냐하면 이런 지적 호기심이 결국은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를 해낼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 때문이다. 우리도 뭔가 궁금한 게 있으면 계속 알아보고 검색해보고 하지 않던가? 궁금한 것이 없으면 알고 싶은 것도 없을 뿐만 아니라 능동적인 배움의 자세를 갖기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