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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signBackstage Jan 23. 2020

부드러운 블랜딩이 필요한 순간

시스루커튼


사실 나는 20대 시절 내가 굉장히 섹시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외모 확인이 불가한  글로 남기게 되어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하며 고백의 글을 써본다.

그래서 20대 시절 누구보다도 내가 가장 매력적이고 섹시한 외모로 세상을 다 뒤집을 수 있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금방 뒤집혔다.

그때 당시 전지현의 헤라 광고에서 바르고 나온 립스틱이 내게 찰떡일 거란 생각에

그야말로 새빨간 립을 바르고 캠퍼스를 누리면서 평소보다 달라진 메이크업에 누구보다 당당하게 수업에 들어갔다.

평소 친하기의 정도가 적절했다고 생각했는지  선배가 내게

 "오늘 유난히 귀엽다"라고 말을 건넸다.섹시한 내게 귀엽다니 이게  ?이라 생각이 들던 찰나 " 혹시 심형래라고 알아? 코미디언인데 심형래가 펭귄 분장하고 나온 예전 코미디 프로그램이 있었어, 거기에 나온 펭귄이랑  되게 닮은  있지"라는  아닌가! 그렇다,  섹시함을 베가 시키기 위해 선택한  컬러가 그냥 우스꽝스러웠나 보다.


나는 과연 남들에게 어떻게 비치고 있을까?
난 그들에게 어떻게 보이고 싶지?
난 내 모습 그대로 그들에게 보이길 원하는 걸까? 포장을 하고 싶은 걸까?


내가 생각하는 나와 남들이 보는 나는 다를  있으나  차이가 적을수록 스타일확고해지는 것이라 믿고 있다.

정말 다행히도 지금은 의 립컬러는 피부톤에서 적당히 경계를 느낄 정도의 누디한 더스티 핑크 컬러로 정했다.
  

나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은 여러 가지가 있다.

북유럽 브랜드의 구조적이고 미니멀한 라인의 옷을 통해 본인의 절제되고 감각적인 패션센스를 뽐내거나, 식재료의 원산지를 중시하고 요리 공정까지 꼼꼼히 따지는 식생활을 통해 윤리적이고 가치를 중시하는 사람이라고 어필하기도 한다. 굳이 어필하려고 일부러 하는 행동들이 아니더라도, 주변인들은 그렇게 인식 하기 마련이다.


최근 인테리어 스타일을 통해서도 자신의 색을 충분히 드러내는 모습이 보인다.

의식주는 단순히 인간생활의 기본 요소에서 벗어나 인간의 표현 요소로 거듭나고 있다.


인테리어와 패션은 수많은 공통점과 연계성을 가지고 있는 분야이다.

패션에 있어서도 전체 발란스가 굉장히 중요하다.

옷이 아무리 고급스럽고 우아하더라도 패션 소품 슈즈 등의 발란스가 맞지 않는 다면 그 어떤 아이템 하나 눈에 띄지 않고 그저 엉망진창이 되고 만다,

패션보다 더 많은 발란스가 중시되는 것이 인테리어이다.

어떤 공간을 보더라도 패션 룩보다 많은 요소를 품고 있다, 벽 바닥의 컬러와 소재는 기본이고 거기에 들어서는 가구와 소품들의 발란스를 계획적으로 구성한다는 건 굉장히 어렵다.

디자이너들 조차도 모든 걸 계획하기보다는 큰 틀을 계획하고 현장에서 전체 발란스에 맞게 스타일링을 함을 봐서는 일반인들에게는 패션보다도 훨씬 어려운 영역임은 분명하다. 소품 하나의 소재와 컬러 때문에 전체 분위기가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


사실 많은 분들이 인테리어 디자이너라는 이유로 인테리어 팁을 묻곤 하는데,

토익처럼 패턴이 있다고 말하기는 사실 너무 어렵다.

거주자의 스타일과 집의 형태, 라이프스타일에 따라 너무 많은 변수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걸 마법처럼 감싸주고 발란스를 맞춰주는 것이 있다. 바로 시스루 커튼이다.

비치는 커튼을 말하는데 소재는 리넨부터 시폰 등 다양하게 갖추어져 있다. 전체 분위기에 맞추어 소재 선택은 달리 해야겠지만, 시스루 커튼은 시간대별로의 채광을 거름망처럼 걸러주며 걸러진 햇빛들이 가구와 소품 곳곳에 스며들어 모든 걸 조화롭게 블랜딩 해주는 역할을 한다.

인테리어로 나를 드러내고 싶어서 스타일링을 하다 보면 뭔가 조화롭지 못하고 어수선하다 느껴질 때가 있다.

그럴 때, 시스루 커튼을 통해 블랜딩 효과를 주는 건 어떨까,


가끔 너무 많은 식탐으로 소화가 안 될 때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처럼
 과한 스타일링으로 부대낌을 느낄 때엔 공간의 햇살 들로 따뜻하게 감싸 보자.
시각적인 따스함은 공간을
마주하는 이들에게 마음의 여유까지
스며들게 하는 마법 같은 효과가
일어나기 마련이다.

레드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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