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DesignBackstage Jul 03. 2020

체다치즈 옐로

끈적이고 질척이고 싶은 날

오늘은 늘어지고 싶은 날이다. 나른하다와는 좀 결이 다르다. 나른함에 끈적임을 더한 날


우리는 일상 속에서 가벼움을 항상 강조하곤 한다.

조금이라도 진지해버리면 진지충이라는 단어로 공격한다거나,

친한 관계가 아니라면 속 깊은 이야기를 하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긴 하다.

가벼운 몸에 대한 열망은 또 어떠한가,

자칫 진지하거나 사적인 것 알려고 하면

꼰대 영역으로 곤두박질칠까 두려운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인 건지, 회사에서도 애써 쿨함으로

풀장 착하고 다녀야 한다는 강박도 있는듯하다.

이렇게 일상에서 쿨한 기운을 뒤집어쓰고 살다 보니 수족냉증의 원인이 이거였나 싶을 정도로 몸과 마음이 차다.


평일날 모처럼 쉬는 오늘은 몸과 마음이 찬 나를 위해  뜨거운 난류 속에 모든 걸 죄다 던져버려야겠다.

체다치즈처럼 쭈욱 늘어지고 고칼로리 듬뿍한 하루를 보내기로 결심했다.

뜨거운 햇볕 아래 노란 카디건까지 뒤집어쓰고 전통 미국식 버거를 먹으면서

주변인들에 깊이 있게 관심 가지며

인스타 댓글도 열심히 달고,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진지한 질문도 던지면서 하루를 보내야겠다.

정색하면 뭐 다시 쿨하게 또 중무장하면 되니까,

그냥 오늘은 하고 싶은 거 맘대로

먹고 싶은 대로 해버릴 거다.

쿨한기 빼버리고 노랗게 핫하게!!

작가의 이전글 추억들을 모두 간직할 수 있다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