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던지는 말

꿈에 어떠한 미련도 남겨두지 않기를

by DesignBackstage

당신이 글을 진정 사랑한다면

독서가 취미인 카페 주인보다

소설가가 될 수 있기를

당신이 노래를 진정 사랑한다면

노래 잘하는 요리사보다

무대 위 가수가 될 수 있기를

당신이 여행을 진정 사랑한다면

휴가를 손꼽아 기다리는 회사원보다

여행작가가 될 수 있기를

당신이 코미디를 진정 사랑한다면

유머러스한 거래처 직원보다

유머러스한 코미디언이 되기를


당신이 진정 사랑하는 것이

온전히 당신이 될 수 있기를

당신이 진정 사랑하는 것이

당신이 될 수 있을 때까지

용기와 끈기를 지닐 수 있기를

꿈에 어떠한 미련도 남겨두지 않기를

그런 당신에게 삶의 기회를 주기를

그러나 설령 당신이 원하는 만큼

이루어지지 않더라도

가시가 아닌 진주처럼 삶의 아름다운

한 부분으로 안을 수 있기를

실패가 아닌 도전이었다 말할 수 있기를



멀쑥한 한 남자 직원이 쭈뼛쭈뼛 사무실로 들어온다

키 큰 녀석이 어깨 좁혀 오는 모습과 수줍은 미소는 생각보다 강렬했다.

신입이었던 그는 인사를 할 때 좀 남달랐다.

고개를 앞으로 숙이기보단 어깨 가까이 숙이거나,

인사를 하며 시선이 위아래로 쳐다보는 행동들은

몇몇 직원들을 불편하게 했지만 내 눈엔 마냥 순수해 보였다.

심지어 혀를 차며 인사를 당했다는? 동료의 말에 그냥 호탕하게 웃어 넘겨주곤 했다.

그를 향한 시선들은 이상하다 사차원이다 등등 긍정적이지 않은 이미지가 대부분이었고,

보고를 하거나 말을 함에 있어 수반되는 제스처는 뭔가 어색하고 자연스럽지 못했다.

뭐 나도 신입 때는 저랬으니까 라고 치부하기엔 불편해하는 이들이 많아서 한마디를 해줘야겠다 마음먹었을 때 즈음 아마도 그 녀석도 그런 자신의 평판을 들은 듯했다.


대부분의 사람이 그렇듯, 본인의 평판 앞에 작아진다.

참 누군가에게 평가를 받는 이 회사라는 곳은 정말이지 잔인하다.

우리는 누군가에게 평가받기 위해 일해야 하고 좀 더 과장되게 말을 해야 하며,

자신의 감정은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몰라 아예 꺼내는 법도 모른 채 살아가곤 한다.


나도 그에게 말을 전하기엔 나 또한 완벽하지 않기에 전달하는 방법에 고민을 하던 중

직접적인 코멘트보다는 스스로 생각하고 본인의 감정들을 돌아보면 좋겠다 생각해서

아끼는 글 중에 공감이 될만한 보다 글을 고민 끝에 그에게 전달했다.

그는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고맙다고 말하며 받았다. 그의 태도에서 내가 괜한 짓을 했나라는 생각과 나도 아끼던 글을 준 건데 조금 속상한 마음이 함께 들었다.

"뭐 그래도 우리 모두가 같은 감정을 가지며 지낼 수는 없으니까" 라며 그 일을 그렇게 잊고 지냈다.

수많은 업무와 시간들이 지나고 또 다른 동료들과 글을 주고받으며 작은 에피소드로만 여겨지던 그와의 일은 잊고 지내고 있었다.


내가 14년간의 일을 마무리하고 퇴사를 결심하자,

그는 내게 이 글을 다시 건네며 이야기했다.

"정말 힘이 많이 되었던 글인데 선배님도 제가 받았던 그 힘을 받으셨으면 좋겠어요"

라며 내가 전했던 글을 다시 적어 주었다. 그의 태도에는 많은 변화가 생겼다.

물론 이 글을 받은 다음부터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그에게도 수많은 시간과 일들이 있었으리라,

퇴사 전에 본인이 느꼈던 감정과 고마움 내게 전하는 메시지를 이렇게 솔직히 말해주니 나 또한 강력한 힘을 받으며 마무리할 수 있었다.


결국 네게 했던 응원과 위로는 결국 내게 돌아오는구나 라고 생각하니

말과 글의 힘이 얼마나 장엄 한가 또 한 번 상기시켜본다.

결국 우리가 하는 모든 말과 글은 내게 돌아온다는 걸,

그렇다면 나는 상대를 어떻게 대해야 할까,

나는 내게 어떤 말을 하고 싶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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