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민초 맛 설렘

제주 한달살이 스타트

by DesignBackstage

서귀포의 남쪽 끝자락에 숙소를 잡았다.

아이들과 셋이서 함께 하는 제주 한달살이를 계획하면서 계획한 건 딱 두 가지였다.

언제든 바다를 보러 갈 수 있고, 함께 정원에서 뛰어놀 수 있는 숙소,

다른 하나는 계획 없이 유연하게 제주를 즐기자 였다.


아이들과 즉흥적으로 하루의 일정을 세우고, 그들의 의견을 조율하며 보내는 하루는 어떨까 라는 생각을 하며 동화 속 한 장면 같은 모습을 그리다 보니 절로 웃음이 나오곤 했다. 모든 여행을 계획적인 일정에 맞추어 진행했던, 그리고 혼자 여행을 즐겼던 나로서는 이번 한달살이의 시작 자체가 새로운 도전이 이였다.

아니 어쩌면 회사생활을 하며 아이들과 함께 하지 못했던 날들을 한달살이 동안의 고농축 삶을 통해 덮어씌우기를 하고 싶은 나의 숨은 의도도 살짝은 서려있었다.


동화 속의 아름 다운 한 장면을 그리며 아이들에게 숙소 선택에 대한 의견을 물어보았다.

리조트나 호텔에 익숙하던 아이들에게 에어비앤비를 통해 숙소를 고르며 다양한 집의 형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즐겁게 숙소 이야기를 하던 중 난관에 부딪혔다.

첫째 아들은 비데가 있고 욕실이 깨끗해야 하며 꼭 욕조는 있어야 한다고 했고, 둘째 아들은 복층구조의 숙소를 원한 다고 했다. 두 아들 모두 창밖으로 바다는 보여야 하는 건 기본 사항이었다.

나의 조건과 그 둘의 조건을 다 맞춰 숙소를 찾기란 결코 쉽지 않았다.

셋이 머무르기 위한 숙소는 대부분 작은 평형이라 복층구조의 현태는 찾기 어려웠다. 모든 조건을 다 맞췄지만, 단 하나의 조건을 맞추지 못한 채 출발을 해야 했다. 출발하기 이틀 전, 숙소에서 연락이 왔다. 본인들의 실수로 예약을 중복해 받아서 마지막 3일은 본인들 숙소 중 복층구조로 된 다른 숙소에서 머물러주면 안 되겠냐고 말이다.


자연의 정취 속에서 유유자적 오가닉 한 삶을 즐기고 싶어 계획했지만, 역시 아이들과 준비하는 과정은 예기치 못한 상황들이 발생하게 된다. 아이스크림에서 치약 맛이 난다고 너무 충격에 빠졌었던 나의 첫 생경하지만 설레었던 그 기억이 지금 이 시점에서 또렷하게 그려진다.

민초 맛 설렘은 앞으로 어떻게 펼쳐지게 될까, 계획하지 않고 즉흥적이라는 단어를 치기 어리고 어수룩하다고 여겨지지 않는다, 더 많은 걸 경험할 수 있는 계획했을 때는 만나지 못할 새로운 세상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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