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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signBackstage Feb 13. 2019

먹먹한 그레이

아무것도 안 한 하루는 단 하루도 없었다.

중요한 컨퍼런스 연사를 추천을 해달라고 해서 잘하는 후배 녀석을 소개해주었다.

사실 회사를 대표해서 외부 세미나 진행한다는 게 굉장히 큰 책임감과 부담감의 무게가 상당하지만,

준비하면서 많이 성장 함을 느꼈어서, 후배들도 빨리 성장하 길 바라며, 기회를 많이 주고자 했다.

사실 굉장히 멋진 선배인척 하며 글을 썼지만 진행하는 벅찬 일로 인해 버거워 후배에게 부탁한 쪽에 사실 더 가까웠다.

정말 다행히도  책임감을 갖고 잘 준비해주어서 고마울 따름이었다.

순조롭게 준비를 하던 그가 흙색 얼굴을 하고 내게 와서는 도대체 프로필을 쓰려고 하는데..

뭐라 써야 할지 모르겠다며, 그동안 무슨 일을 했나 싶어요 라는 말을 던지는데, 사실 나도 좀 먹먹했다.


나 또한 같은 고민을 했던 기억이 있기에, 분명 프로젝트 진행을 했는데 팀별 진행을 했기에

내가 한 일이라 오롯이 말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

비슷한 업무의 반복이 내게 발전적으로 진행했다기 보단

틀 안에서 맴돌아 매너리즘에 빠진 것 같아 버린 것 같다는 허무함.

하루하루 분명히 바쁘게 일하고, 매주 보내는 주간보고의 업무는 빼곡한데,

과연 10년 동안 나는 무엇을 이루었는가에 대한 고민,

오롯이 나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간.

생각할수록 괴롭고 답답하지만, 그 생각 끝에 좀 더 나의 대한 방향성이 구체화됨을 알기에.

후배가 던진 한마디에 괴롭지만,  뿌옇고 답답한 회색빛 그 길 위에 섰다.


나의 지난 하루하루를 생각해 봤다.

졸린 눈을 비비며 아침에 일어나

하루하루 업무 일정을 맞추려 바쁘게 일했고,

누군가가 넘어트리려고 안간힘을 쓰면, 정신 차리고 붙잡고 버텼고,

무너질 것 같은 하루는 동료의 말 한마디에 힘을 냈었고,

잘했든 잘못했던 조마조마하게 조심하며 지냈고,

녹초가 된 몸을 이끌고 집에 와서도 다음날 일정을 또 무사히 소화했다.


사실 너무나 열심히 살고 있었다.

아무것도 안 한 하루는 단 하루도 없었다.

왜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고 생각했을까,

무언가 남에게 보이기 위한 소개하기 위한 화려한 특별함을 찾으려고만 한건 아닐까?

나를 성장시키는 것들은 생각해보니 축적된 일상들이였다.


아침에 일어나 일정을 맞추려 노력 한덕에 성실함을 기를 수 있었고

누군가의 해함을 버티며 인내하는 법을 배웠다.

힘든 상황일수록 말 한마디에 감사함을 느끼며, 동료애를 알게 되었고,

녹초가 된 다음날도 일정을 무사히 소화해냄으로써 책임감 또한 강해졌다.

뭐하나 허투루 지낸 날은 없었다.

결국 나를 성장시키는 건 특별 할거 없는 하루하루였다.


특별할 거 없지만 오늘 즐거웠던 일을 끄적여본다.

후배가 던진 말에 사색의 시간 가짐

퇴근 후 집 앞 커피숍에서 40분의 독서시간_글배우"아무것도 아닌 지금은 없다."

출근길 나를 힘나게 하는 노래를 찾음_빈지노" IF Die Tomo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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