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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oReeee Aug 08. 2017

죽음이 뭘까?

젊은 내가 죽음을 생각하는 방법

 나이 서른. 삶의 반절을 살았는지, 1/3을 살았는지 알 수 없을 무렵. 남은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가 아니라 삶의 마지막인 죽음에 대해서 생각해 보기로 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어렵다. 내가 언제 죽을지도 알 수 없을뿐더러 죽음의 시점에서 이룬 게 어느 정도 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그 이상 생각이 나아가지 못하는 것 같다.

 시간의 축을 놓고 생각해 봤을 때 미래의 어느 시점을 콕 찍어서 그 날을 내가 죽는 날이라고 정하고 상상할 수 있을까? 나는 도무지 어렵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 때문일까? 아니면 단순히 무지로 인한 것일까?

 시간의 축 위의 점을 미래에서 현재로 당길수록 현실감이 없고 와 닿지 않았다. 특별한 느낌을 받은 것은 그 점이 미래에서 현재를 지나 과거로 들어섰을 때였다. 뭔가 이상했다. 과거의 나와 죽음의 관계.

 현재를 지나 과거로 가버린 나 자신은 죽은 것과 다를 바 없는 것 같다. 이미 존재하지 않으며 생각할 수 없고 다시 돌아올 수 없다. 나는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1초, 1초 죽고 있는 것이다.

 미래의 어느 시점의 나는 살아있을 수도 있고 죽었을 수도 있지만, 과거의 나는 확실하게 죽었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죽음이 더 명확하게 와 닿았다. 죽음은 미래의 어느 시점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니라 바로 한 발짝 뒤에서 따라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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